박 대표가 2006년 CJ 중국법인 대표로 부임했을 때, CJ 중국법인은 2002년 출시한 쇠고기 다시다 판매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한국에선 최고의 국물재료로 자리잡은 쇠고기다시다가 중국에서는 4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기 때문. 한국 교포 위주로 팔릴 뿐 중국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놓고 씨름을 하던 박 대표는 무릎을 쳤다. 원인은 `중국인들이 요리에 사용하는 육수의 90%가 쇠고기가 아닌 닭고기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CJ중국법인은 즉시 `닭고기다시다` 개발에 나섰고, 베이징 음식재료 도매시장의 주인들을 대상으로 판촉에 나섰다.
다른 한편으론 주요 음식점의 주방장을 초청, 닭고기다시다를 이용해 음식의 맛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설명했다. 그 결과 `닭고기다시다`는 단숨에 다시다시장 30%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와 음식점 주방장들은 대화가 통했고, 이번엔 식당 고객인 박 대표가 느낀 음식에 대한 의견이 반영된 `박근태 메뉴`가 자연스럽게 등장하게 된 것이다.
어찌보면 간단해 보이는 `닭고기다시다`의 성공스토리지만, 그 속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가장 중요한 해답이 들어있다. `답은 이미 있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는데서 오는 실패`다.
박 대표는 "중국 CJ 성장은 제품의 현지화, 유통의 현지화, 인력의 현지화를 추구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13억 중국인들이 CJ제품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중국에 `제2의 CJ`를 건설하는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소비자를 잡아라. `중국 1위는 세계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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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부사업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3월 중국 베이징권 최대 식품기업인 얼상그룹과 합작해 `얼상CJ`를 설립하면서 두부사업에 진출했다.
얼상의 두부 브랜드인 `바이위(白玉)` 두부에 CJ로고를 새기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친 2년여 만에 베이징 두부시장에서 점유율 70%를 기록했다. 연간 1억8000만모의 두부를 소비하는 베이징 시장에서 70%라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하얼빈(哈尔滨)에서는 세계 최초로 쌀 미강(쌀겨)에서 식품용 단백질을 추출해 대량 생산하는 쌀 단백질 공장이 완공돼 이달부터 본격 생산되고 있다. 생산 규모도 연간 1200톤 규모다.
쌀 단백질은 세계 최초로 쌀 미강에서 단백질을 추출하는 데 성공한 CJ의 기술력과 베이다황그룹의 안정적인 곡물 자산이 만난 고부가가치 사업모델이란 평가다. 중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전 세계의 식품용 단백질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CJ는 사료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사료는 중국내 9개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바이오 사업은 랴오청 공장에서 각각 세계시장 1·3위인 핵산과 라이신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 인력, 유통 등 `3대 현지화 전략` 주효
CJ그룹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19개 지역 거점에 26개 법인과 22개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주재인력 70여 명을 포함한 5500명의 직원이 땀을 흘리고 있다. 중국 진출 15년 만에 이룩한 성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서 나왔다.
CJ그룹 현지화 전략의 3대 원칙은 `제품의 현지화`, `인력의 현지화`, `유통의 현지화`다. 닭고기 다시다는 제품 현지화의 대표사례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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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현지화도 제품 현지화 못지않게 중요하다. 유통 장악은 중국 내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다. 중국은 전국 규모의 유통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한국과 달리 지역별로 매우 폐쇄적인 유통망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중국 시장의 특수성을 뚫고 상품을 팔기 위해 도매시장과 식당 유통경로를 개척하는 등 `발로 뛰는` 영업을 펼쳤다.
특히 제품 출시 초기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직접 새벽 도매시장을 뛴 영업맨들의 적극성은 CJ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인력의 현지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에서 기업이 성공하는데 관건은 인력관리다. 특히 중국은 높은 이직률과 낮은 소속감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CJ는 현지 직원들의 한국어 교육, 영어교육 지원, 매월 우수직원 시상, 생일파티 등을 진행함과 동시에 CJ가치관 교육 등을 통해 이직률을 낮추고 애사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마케팅, 영업 등 매니저급 주요 포지션에 현지인력을 채용하고 권한을 이양해 인력의 현지화를 실천하고 있다.
박근태 대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CJ에 있어 중국은 최고의 시장이자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전진기지"라며 "중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신제품 라인을 확충하고 R&D 투자를 강화해 중장기적으로 2013년까지 중국내에서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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