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다음주가 고비‥기업들 "정전대란 막아라"

다음 주 전력 비상..예비전력 149만 kW 불과
기업들, 십시일반으로 250kW 줄이기 나서
고리1호기 재가동..정전대란 피한다
  • 등록 2012-08-08 오후 2:28:36

    수정 2012-08-08 오후 3:10:1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박정일 기자 한규란 기자] 기업들이 휴가 이후 근무가 시작되는 다음주 정전 대란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8월 13일부터 20일까지는 예비전력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149만kW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비상 시기. 정전 대란 우려가 가장 큰 ‘심각 단계’(100만kW 이하)에 근접한 수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휴가기간 분산, 조업시간 조정, 자가 발전기 가동 등을 통해 최대 250만 kW의 전력 사용 줄이기에 돌입했다. 한국전력과 계약을 맺고 주간 단위로 전력사용을 조정하는 기업만 공장기준으로 5700호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000호에서 1700호 가량 늘어난 규모. 올여름 20일간 전력수요를 줄이는 데 동참한 기업도 2100 호나 된다.

조업시간 바꾸고 자가 발전기 돌리고

전력 소비량이 많은 철강업계는 자체 발전 출력을 최대로 높이고 정비 시간대를 조정하는 등 정부 지침에 협조하고 있다.

포스코(005490)는 자가 발전량을 최대로 높이고 일부 생산 라인 점검 시간을 전력피크 시간대로 배치하는 등 전력 소비를 줄이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과 코크스 건식 소화설비, 고로 노정압발전 등 폐에너지 재활용을 통해 자가 발전률을 전체 사용량 대비 70~80%까지 확보할 수 있다.

현대제철(004020)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보수하는 일을 전력 소비가 많은 시간에 맞춰 실시 중이며, 각 공장 별로 한전의 전력 사용 감축 요청이 오면 적극 협조하고 있다.

동국제강(001230) 인천공장도 최근 한국전력의 에너지 절감 요청에 따라 지난 7일 피크 시간대 4시간 반 가량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조선업계도 분산휴가 등으로 정부의 절전 독려에 협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한전이 제시한 수요조정제도를 채택해 1일 평균 전력수요 목표치를 18만kW로 정하고 일부 주조 및 프로펠러 공장 등의 생산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광복절인 오는 15일과 개천절인 10월 3일 정상 근무를 실시하는 대신 17일과 24일 대체휴무를 하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창사 후 처음으로 사무직과 현장직 근로자의 휴가 일정을 조율하는 분산휴가제를 실시 중이다.

조업 특성상 휴가 분산이나 조업 조정이 어려운 정유, 석유화학 업종은 전력피크 시간대에 자가 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하고 있다.

S-Oil(010950)은 정전 등 비상상황 발생 시에 대비해 가동했던 자가발전기를 최대한으로 돌리고 있다.

호남석유화학(011170) 여수공장의 경우 전력사용량의 절반 가량을 자가발전기로 메우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자가발전기 6기(8만 400kw/h)를 최대로 운영 중이다.

고리 1호기 이번 주말 재가동

기업들의 절전 노력 덕분에 다음주 블랙아웃(대규모 순환 정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59만kW급 고리1호기를 오는 11일 재가동해 전력 안정화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건설 중인 발전설비는 2013년말 이후 가동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방법은 전력수요관리 밖에 없다”면서 “조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자가 발전기를 가동하는 기업에 kW당 560 원에서 1000 원까지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기업들의 전력수요조정은 조업 시간대를 바꾸는 것이어서 생산량 감축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전력 부족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이 나아져 수요관리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작년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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