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을 불리면서도 자기자본을 충실히 확충했고 유동성비율도 다른 은행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 부실화 우려가 남아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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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S비율 업계최고.."특유의 보수성"
주요 지표에서 신한은행은 일반은행보다 건실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금융감독원 통계)은 12.45%로 일반은행 평균 11.16%를 훌쩍 뛰어 넘어 업계 최고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바젤II 기준을 도입하면 자기자본비율이 바젤I 때보다 좋아지는 은행도 있고 크게 나빠지는 곳도 있는데 신한은행은 획기적으로 좋다"며 "약 6조원 규모의 위험가중자산이 감산되면서 (자기자본비율이) 0.50%~0.70%포인트 정도 상향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유동성 문제에 있어서도 신한은행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지난해 105.45%까지 떨어졌던 원화 유동성 비율은 6월말 114.99%로 크게 개선됐고, 외화유동성 비율도 105.85%로 금감원의 지도비율(85%)을 여유있게 넘어섰다. 같은 기간 업계 평균 원화유동성 비율은 평균 106.73%, 외화유동성 비율은 101.73%였다.
신한은행의 이러한 강점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의 신용등급에도 반영돼 있다. 피치는 신한은행의 신용등급(`A`)을 우리은행 및 하나은행(두 은행 모두 `A-`)보다 한단계 높게 평정하고 있다.
신한은행 출신의 신용시장 전문가는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위험을) 혼자 떠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를테면 문화 자체가 1등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이 된다고 해서 무턱대고 뛰어들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 PF대출 위험 얼마나?
물론 신한은행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할 부분들이 있다. 가장 주의할 부분은 역시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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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악화다. 영국계 기업금융(IB) 전문 은행인 카제노브(Cazenove)는 3분기 신한금융(055550)지주 전체의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2.64%로 "특히 약화(particulary weak)"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는 6월말 기준으로 5조9000억원이다.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를 포함하면 이 규모는 7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신한은행 전체 기업대출의 각각 5.7%, 7.7%를 차지하는 수치다.
자기자본(11조4000억원)의 약 70%에 달하는 것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 상황에 따라 큰 건 몇 개가 부실화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향후 상황에 따른 여파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PF 대출의 질(자산건전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신한은행도 정부(금감원)와 글로벌 신평사 외에는 부동산 PF 대출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내 신평사들은 "고정 이하로 여신건전성이 하락한 대출 가운데 PF 익스포저가 얼마나 되는지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PF 대출의 질을 파악할 수밖에 없다"며 "(대출 건전성이) 숫자로 표현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렇다면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시 최악의 경우 신한은행이 받을 충격은 얼마나 될까. 대신증권에 따르면 PF 대출부도율이 50%에 이르고 이에 따른 손실률이 75%가 되는 최악의 경우 신한은행은 2조89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실제 PF 대출 규모는 5조1000억원인데 매월 PF 대출 계약을 맺은 업체 상황과 분양률을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2조9000억원의 부실이 난다는 가정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료 공개에 대해서는 "국제 신평사와 국내 신평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달라 혼선이 빚어진 것"이라며 "국내 신평사도 요청을 할 경우 국제 신평사와 같은 수준의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유동성 안도하긴 일러
유동성 문제도 안도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UBS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늘리는 사업형태를 바꾸지 않고 있다"며 "내년들어 또다시 유동성 위기가 은행들을 덮칠 것이 거의 확실하다(almost a sure thing)"고 전망했다.
UBS는 또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은행채에 대해 느끼는 매력도가 반감했다는 이유를 들어 신한은행 채권(Tier1)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buy)`에서 `보유(hold)`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비율 기준을 완화한 조치가) 당장은 은행의 숨통을 틔어줄 수 있을 지 몰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만기 구조를 단축해 상환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신평사 무디스 또한 정부 조치 이후에도 "순이자마진 감소와 자산건전성 약화 등의 부정적인 요인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신한은행 등 6개사 은행재무건전등급(BFSR)의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1일 무디스는 이들 은행의 BFSR을 하향 조정했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은 "지난해 8월 BNP파리바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화하기 이전인 작년 초부터 위기관리에 들어가 비상 유동성을 상당 규모 확보하고 있다"며 "경기 등의 문제로 인해 올 하반기와 내년에도 보수적으로 운영계획을 짤 것이기 때문에 심각한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용위기 장기화땐 타격 불가피
얼어붙은 신용시장이 언제 해빙기를 맞느냐도 중요한 관심사다. 냉각기가 길어지면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가 2006년 LG카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짊어진 부채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한 글로벌 신평사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의 부채가 우선주를 합쳐서 총 6조원 정도인데 이 가운데 4조원은 (상환 만기가) 5년 정도에 걸쳐 펼쳐져 있는 구조"라며 "개인적으로는(not formally) 현재의 금융시장이 2~3년 정도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 "이같은 상황이 일어날 경우 지주사에 대한 신한은행의 배당 부담이 높아질 수는 있지만 은행의 자본을 훼손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완자본 성격의 하이브리드 채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여력이 낮은 점도 금융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신한은행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근거로 거론된다. 신한은행이 하이브리드 채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할 여력은 2조10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하나은행과 함께 4대 일반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은 "현재 기본자본이 약 11조원, 보완자본이 4조원으로 보완자본을 발행할 여력이 은행권 가운데 상위권인 7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실적 악재 또한 만만찮다.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 감소가 대표적이다. 주가 상승기에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은 은행권의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신한은행은 매도가능증권을 통해 1조1910억원의 평가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하반기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매도가능증권에서 대규모 평가손이 났다.
예대율이 높은 것도 눈에 띈다. 올해 6월말 현재 양도성 예금증서(CD)를 포함한 신한은행의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예수금)은 130.3%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들어온 예금보다 더 많은 돈을 대출해줬다는 의미로 부족한 부분은 결국 차입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이렇다보니 이자비용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은 지난해보다 차입규모를 약 6조3000억원(원화 및 외화 차입금+원화 및 외화사채) 늘렸다. 이 기간 이자비용은 3조4400억여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이자비용 2조6600억원보다 약 8000억원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