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셀프공천'에 도덕성 정체성 논란까지..더민주 비례대표 '내홍'

박경미 홍익대 교수 1번 배치..제자 논문 표절 의혹
최운열 서강대 교수, 론스타 옹호 발언..정체성 논란
김종인 대표 2번 배치..5번째 비례대표 입성 유력
중앙위 투표 내일로 연기..칸막이 투표 문제제기
  • 등록 2016-03-20 오후 4:31:56

    수정 2016-03-20 오후 5:32:27

[이데일리 하지나 고준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앞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비례대표 2번에 이름을 올리며 ‘셀프 비례 공천’이라는 비판을 받는데 이어 일부 비례대표 후보의 경우 도덕성과 정체성 등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며 원점 재검토가 결정된 청년비례대표에 이어 또다시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20일 더민주는 비례대표 당선가능성이 높은 순으로 A그룹(10명), B그룹(10명), 그리고 C그룹(23명) 등 40여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비례대표 1번으로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2번으로 확정됐다. 6번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13번은 송옥주 더민주 정책실장이 지명됐다.

박 교수는 서울대 수학교육학과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수학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수학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했고, 중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도 대거 집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교수의 경우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자격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박 교수는 2004년 11월에 한국수학교육학회지에 기고한 논문이 대학원생 석사학위 논문과 내용이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당시 “학술지에 일단 투고를 한 뒤 이름을 같이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시기를 놓쳤다”고 해명했다.

또한 A그룹 명단에 포함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은 2012년 자신의 아들이 비리 방산업체에 근무해온 사실이 드러났으며, B그룹 명단에 포함된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의 경우 올해 시민단체가 선정한 4·13 총선 낙천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6번을 받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의 경우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매각한 해외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해 한 일간지 기고 글에서 옹호하는 발언을 하며, 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이번에 당선되면 비례대표만 5번째다. 더민주의 비례대표 안정권이 15번 안팎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여의도 입성은 기정사실화돼 있다.

김 대표의 셀프 비례대표 공천으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김 대표가 이해찬 전 총리와 정청래 의원을 공천배제하는 등 친노세력을 잇따라 숙청하면서 김 대표의 총선 불출마 또한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결국 당선 안정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스스로에 대한 희생과 헌신없이 특정세력을 겨냥하고 공천배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그럴 줄 알았다”며 김 대표의 비례대표 입후보를 힐난했다.

비례대표 선정에서 전문성 강화와 사회적 약자 배려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김종인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들은 앞으로 수권정당으로 가는 길에 자기 나름대로의 면모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재 노동계 몫으로는 B그룹에 포함된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장애인 몫으로는 이재서 총신대 교수, 청년 몫으로 정은혜 더민주 부대변인 등이 전부다. 한 중앙위원도 “대부분은 김종인 대표의 사람들”이라면서 “여성,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 배려하기로 당헌·당규에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날 예정된 비례대표 중앙위 투표는 21일로 연기됐다. 그룹별 투표에 대한 일부 중앙위원들의 문제제기로 인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대표 또한 중앙위원회 회의 도중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시사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A, B, C 그룹을 한 것을 칸막이를 헐어야하는 것 아니냐는 중앙위원 일부 의견이 있었고, 중앙위를 계속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내일 오후로 연기했다”면서 “칸막이를 친 것이 규정 위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 공관위나 총선기획단에서 적절히 설명했어야 했는데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자리를 비웠고, 그부분에 대해서 충분히 대응하는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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