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최근 `고릴라를 주목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대차의 품질에 찬사를 쏟아냈다.
오토모티브는 "베르나가 소형차급에서 도요타 `야리스`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현대차는 럭셔리급 모델 뿐 아니라 소형차의 강점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 소형차 부문의 탄탄한 경쟁력을 언급한 것이다.
현대차(005380)·기아차(000270)가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해외점유율을 높이며 선방하고 있는 데는 소형차의 경쟁력이 단단히 한몫 하고 있다.
◇ 왜 소형차인가
`고연비·친환경·소형화`.
최근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3가지 키워드다. 정부가 오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자동차 연비와 배출가스 규제를 미국식 연비 기준과 유럽식 온실가스 배출기준으로 상향 조정키로 함에 따라 소형차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중 현재 이 기준에 부합하는 차량은 모닝과 베르나·프라이드 디젤 등 경소형 모델 3종에 불과한다는 사실은, 앞으로 친환경 정책에 맞물린 소형차 사업을 더욱 강화해야 함을 말해준다. 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 업계는 소형차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이제 업계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더 매력적인 소형차를 만드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소형차는 친환경 정책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호에도 부합하는 `일석이조`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유가 추세와 경기상황,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 등으로 소형차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형성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
해외시장에서도 소형차 시장을 잡아야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다. 미국의 자동차 시장은 지난 해 18%나 감소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위주의 제품 판매로 10%내외의 판매 감소세를 보이며 선방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도 지난해 기준으로 준중형 이하 소형차가 전체 수요의 60%이상을 차지했다. 북경현대는 중국에서 6월까지 25만7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55%의 급증세를 보였다.
이 배경에는 아반떼의 현지 전략형 모델인 `위에둥`이 있었다. `위에둥`은 중국 정부의 세금 인하 정책과 맞물러 지난 4·5월 2만2000대가 넘는 무서운 속도로 판매됐다. 유럽시장에서도 씨드, i30, i20 등 소형차급을 내세워 선전하고 있다.
◇ "이거 `베르나` 맞아?"..소형차는 `진화 중`
업계에서는 크기는 작지만 내실은 더 탄탄한 소형차들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무선으로 핸즈프리 통화가 가능한 블루투스, 버튼시동장치, 사이드 커튼 에어백, 하이패스 시스템 등도 이제 중대형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
최근 출시되는 소형차들은 중형급 이상의 편의성을 확보하며 그야말로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게 진화 중이다. 크기를 소형으로 만듦으로써 연비와 친환경성은 높이고, 내실은 중대형 못지 않은 편의사양을 채우는 것이 최근 소형차 인기의 비결이다.
현대차 베르나 트랜스폼, 2010년 아반떼, 2010년 i30, 기아차 모닝, 프라이드 등 그 편의사항만을 빠져보면 이게 소형차인지 의심스럽다.
7월 선보인 현대차 베르나 트랜스폼에는 가상 효과 사운드 시스템인 `파워베이스`, 무선으로 통화가 가능한 블루투스 기능, 사이드 커튼 에어백과 ABS 등 예전에 중대형에 볼 수 있었던 사양을 적용됐다..
`2010 아반떼`에서는 후방디스플레이 DMB 내비게이션, 후방카메라, 버튼시동장치, 하이패스 시스템, 경제운전안내시스템 등을 선택해 접할 수 있다.
내장을 고급스러운 블랙 인테리어로 업그레이드한 `X16럭셔리 블랙모델`은 자동변속기와 경제운전안내시스템 외에도 콤비 가죽시트, 세이프티 썬루프, 16인치 알로이휠, 알루미늄 페달& 풋레스트 등을 기본사양으로 적용해 동급 최강의 상품성을 확보했다.
김필수 교수는 "최근 소형차는 그 크기는 작지만 차량을 유선형으로 만들어 실내를 극대화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중대형 옵션을 소형차에 접목해 소비자들의 안목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일류`가 되기까지 남겨진 과제들
현대·기아차의 소형차가 친환경과 소비자의 욕구 등 2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효자상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 수익성 세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경쟁력이 필요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폭스바겐 등 글로벌 경쟁업체들도 소형차를 주력 모델로 제시할 것이기 때문에 해외 모델과 견줄 수 있는 소형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르노자동차의 `로간`과 같이 연 10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소형차 대표 모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소형차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소형차를 적기에 생산할 수 있는 유연생산시스템, 소형차의 낮은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비용절감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업계의 자체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경차에만 제한적으로 주어지는 각종 혜택을 소형차까지 확대하는 정책적 의지도 중요하다.
김필수 교수는 "경차에 치중된 세제혜택이 소형차 위주로 확대돼야 한다"면서 "경차 외에도 클린디젤에 대한 정책적 지원, 디젤 차량의 환경개선부담금 삭제 등 정부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신종운 현대차 사장 "품질 두려움, 완전히 없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