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③당국 개입은 고가매도 기회?

  • 등록 2007-11-01 오후 1:55:03

    수정 2007-11-01 오후 1:55:03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안정돼 있어 달러/원 환율 움직임에 대해 특별하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김석동 재경부 제1차관  (9월 20일 재경부 정례 브리핑)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당시 기회를 잘 활용했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10월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재경부 국감)

외국 자본의 유입 요인이 환율 하락과 내외금리차인데, 원화 강세보다는 달러 약세가 문제다. 달러 약세를 우리 정책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10월 19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한은 국정감사) 

아직까지는(달러/원 환율이) 기업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 있는 것으로 본다. 수급대책에 집중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벌어지는 시장 참가자들의 투기적 움직임에 대해서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11월 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국정감사)

달러/원 환율이 8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당국의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율 방어선이 어디로 정해질까`에 대한 궁금증이다. 환율 급등락에 취약한 중소기업 등을 고려할 때 무조건 시장 자율에만 맡길수 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고유가 행진이나 상품가격의 상승, 달러약세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어서 당국이 특정레벨을 고수하며 환율방어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따라서 당국이 800원대 환율을 용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인식이 퍼져가고 있다.

◇당국, 대세를 어쩌나

당국이 이번주 들어 실질적인 물량개입에 나선 금액만 25억~3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식적인 구두개입을 통해 환투기 세력이나 일시적인 쏠림현상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성 발언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렇지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달러매도의 좋은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당국조차도 달러약세가 대세임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들을 반복, 개입으로 인한 환율반등은 일시적일 뿐이라는 일종의 확신을 시장에 심어주고 있다.

이날 권 부총리의 발언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한 것도 "아직까지는 (달러/원환율이) 기업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 있으며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방침"이라는 대목이다. 
 
특정 레벨을 고수하는 강력한 개입보다는 속도조절에 치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지난달 열린 국감에서 권 부총리는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의 추가손실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묻는 질문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문제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당시 기회를 잘 활용했다"고 밝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집중적으로 회자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신용경색 우려로 환율이 950원선으로 치솟았던 지난 8월, 당국이 달러화 매도에 나섰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것으로 풀이된 것이다. 이는 결국 당국조차도 환율이 950원 정도까지 오를 수는 없음을 인정한 것으로까지 해석됐다. 

입이 무겁기로 소문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조차 "원화 강세보다는 달러 약세가 문제"라며 "달러 약세를 우리 정책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입은 달러 매도세만 자극..역효과"

글로벌 달러약세의 도도한 흐름 속에서 당국의 개입도 약발이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번주 당국의 물량개입이 시작됐던 첫날인 29일, 907원 붕괴를 시도중인 달러/원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당국이 사전 구두경고 없이 바로 물량개입에 나섰고,  순간  환율은 911원대까지 올라갔다. 그렇지만 장마감 시점에서는 906.70원으로 다시 밀렸다.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결정을 앞두고 달러매도 기회를 노리던 있던 수출업체들을 오히려 자극, 907원에 끝날 수 있는 장을 더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가뜩이나 부족한 실탄을 허공에 날리는 개입이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진우 NH투자선물 조사기획 부장은 "지난달 30일에도 당국의 구두개입 발표이후 환율반등 폭은 고작 1원을 넘기는데 그쳤고, 종가대비로도 30전을 만회하는데 그쳤다"면서 " `당국이 개입할 때 팔자(Sell on intervention)`는 것이 시장의 새로운 공식처럼 돼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FOMC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을 벌 필요는 있다는 당국의 인식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당국의 의지가 외부변수의 도움 없이는 어지간해서 시장에 먹혀들지 않을 것 임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지지선 후퇴..속도조절 뿐

이날 달러/원 환율의 반등도 당국 개입에 따른 효과라기 보다는 급락에 따른 매물공백과 역외의 숏커버에 기인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류현정 씨티은행 외환팀장은 "FOMC의 금리인하를 선반영한데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인다"며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으로 오를 수 있지만 길게봐서는 달러약세 흐름에 편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가 외환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달러/원 환율은 889~915원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국이 현재 위태로운 900원선을 지켜내는데 주력하기 보다 하락속도를 조절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 역시 "정부가 무리하게 나서서 환율 하락을 막기 보다는 속도를 조절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량 물량공세보다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머물 것으로 기대했다.

다른 외환딜러도 "환율 하한선을 정해좋고 이를 사수해야 한다는 식 보다는 심리적으로 외환시장이 한방향으로 쏠릴 경우 시장이 제기능을 하도록 미세조정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 관련기사 ◀
☞(환율급락)②당국은 소극적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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