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연말인데, 또 장사 못하나요"…2단계 격상에 자영업자 `시름`

수도권 24일부터 개편된 '거리두기 2단계'
식당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카페는 포장·배달만 가능
"자영업자만 고통…계속되는 규제 지쳐"
  • 등록 2020-11-22 오후 5:30:43

    수정 2020-11-22 오후 9:34:23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수도권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하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방역을 위한 거리두기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영업자 잡기`만 계속하는 건 과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감염 확산 방지와 서민들의 생계 유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입을 모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12월 7일 자정까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사진은 2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식당의 모습.(사진=공지유 기자)


1단계 얼마나 됐다고…거리두기 격상에 자영업자 “차라리 휴업”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24일 0시부터 12월 7일 자정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은 2단계, 호남권은 1.5단계로 격상한다고 22일 밝혔다.

정부의 거리두기 2단계 발표 직전인 22일 오전 현장에서 만난 자영업자들은 가게 운영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서울 서대문구 식당 한구석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던 50대 정모씨는 “매번 시행 직전에야 거리두기 방침을 알려주니까 계속 기사를 살펴보고 있다”며 “곧 연말인데 걱정만 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송파구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2단계 격상이 될 거 같아 일단 재료 주문을 넣지 않고 있었다”며 “배달도 안 하고 있어 격상을 하면 테이크아웃 매출에만 기대야 하는데 그럴 바에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비용을 아끼는 것 같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방역수칙 강화 방침에는 동의하면서도 매번 반복되는 규제에 지칠 만큼 지쳤다고 성토했다. 정씨는 “단계가 올라가면 그냥 영업을 쉬려고 한다”며 “매번 자영업자를 상대로 규제를 풀었다 강화했다 하니까 애꿎은 우리만 죽어간다”고 토로했다.

강동구 한 음식점 사장은 “확진자가 계속 나오니까 경각심이 필요하긴 하지만 무조건 자영업자만 규제하는 건 과한 처사”라며 “아직 9월 이후 매출도 회복되지 않았는데 2단계가 계속되면 다들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 방역 느슨해지는데 자영업자만…종합적 대책 필요”

개편된 거리두기 단계에 따르면 2단계 격상시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로 포장·배달만 허용 △카페는 포장·배달만 허용 △노래연습장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중단 △유흥시설 5종은 집합금지 등 조치가 내려진다.

자영업자들은 2단계가 장기간 이어질 시 업주들이 입는 타격이 크다며 종합적 대책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파구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오랫동안 영업을 못하다가 10월이 돼서야 겨우 영업을 시작했는데 또다시 2단계가 격상된다고 해 죽을 맛”이라며 “노래방은 오후 9시 이후 운영을 못 하면 매출 대부분이 날아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방법이 없으니 정부 방침에 따르긴 하겠지만 이미 생계를 이어가는데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라며 “정부에서 지원책을 더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동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도 “손님들 대부분이 늦은 저녁 맥주를 마시러 오는데 9시 이후 장사를 못하게 되면 매출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배달을 할 만큼 음식이 다양한 것도 아닌데 무조건 포장·배달만 된다고 하니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사람들 인식이 느슨해져 다른 곳에서 모이면 무용지물인데 가게만 규제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22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30명 늘어 18일부터 닷새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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