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국감]"신한은행 설립 초기부터 차명계좌 만들어..한때 2천개"

신건 의원 주장.."재일교포 배당금 차명계좌로 관리..현재 '1000+α'개"
  • 등록 2010-10-22 오전 11:52:34

    수정 2010-10-22 오후 12:05:05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이 관리한 차명계좌는 신한은행 설립 당시의 재일교포 투자자들 배당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한때 2000개가 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라 회장의 차명계좌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신한은행을 설립할 당시의 투자자들 계좌부터 조사해야 한다"며 차명계좌 생성 흐름도를 공개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설립될 당시 재일교포 670여명이 출자금 50억엔(250억원)을 냈고, 은행은 이에 대한 이익을 매년 10%를 배당했다.

신한은행 설립 당시 들어온 재일동포 자금은 정부의 묵인 하에 비합법적으로 들어온 자금이기 때문에 동포들의 이 배당금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어려웠다는 것.

신 의원에 따르면 출자자들은 이 자금을 일본으로 가져갈 수 없게 되자, 국내에 본인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거나, 친인척 명의의 통장을 개설하고 자금을 사용하거나 재투자했다. 이 때 670여명의 교포포가 1인당 2~3개 이상의 통장을 개설했고, 전체 계좌 수는 2000여개를 넘어서게 됐다는 게 신 의원의 주장이다.

그런데 재일동포 출자자들은 대부분 재력가들이어서 배당금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이 자금을 대부분 라응찬 회장이 관리하도록 맡겼다는 것.

신 의원은 "라 회장이 1991년 은행장이 되면서 비서실과 본점 영업부를 통해 이 계좌를 직접 관리했다"며 "1993년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면서 일부 계좌가 실명 계좌로 전환되고, 교포 주주 중 사망자가 있었지만 현재까지도 '1000+α'개의 계좌가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 의원은 "이 계좌에 대해 신한은행은 본점에 '영업3부'를 별도로 두고 지점코드까지 부여해서 관리해 왔다"며 "지금은 본점 영업부로 통합됐고,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라 회장의 비서실장 시절에 이를 직접 관리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라 회장은 은행장이 된 1991년 이후 자금관리를 위해 가차명 계좌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비자금 관리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여기에 은행 내부 직원 명의 등 다른 차명 계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지난해 실체가 드러난 50억원은 1000여개의 차명 계좌 중 일부를 돌려 재일교포와 은행 직원 등 20여명 계좌를 통해 박연차 회장에게 보내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 회장의 차명계좌는 개인의 비자금 운용으로 볼 수 있으나 신한은행의 차명계좌로도 볼 수 있다"며 "설립 당시 재일교포 투자자들의 계좌부터 조사하면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종창 금감원장은 "차명계좌 건을 실명제법에 따라 검사에 제약이 있지만 그 안에서 검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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