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완충력, 추가부실 규모 `5%가 관건`

한신정평, 5% 넘으면 자본확충해도 BIS비율 8%선 붕괴
자본확충펀드 20조 전량 쏟아부어야..中企 여신비율 높을수록 취약
  • 등록 2009-01-12 오후 3:12:46

    수정 2009-01-12 오후 3:12:46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시중은행들이 BIS비율을 12%로 자본확충을 한 상태에서도 경기침체 양상이 비관적으로 진행되면 완충능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20조원에 달하는 자본확충 펀드 전액을 쏟아부어야 안정권으로 평가받는 BIS 비율 8%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한신정평가는 12일 시중은행의 여신 증가율 및 부실여실 발생비율에 따른 상황별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은행들이 BIS비율 12%, 기본자본비율(Tier1) 9%를 맞춘다 하더라도 비관적인 건전성 악화 시나리오 하에서는 BIS비율이 충분한 완충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8%를 크게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여신건전성 변화 전망과 재무적 완충능력` 보고서를 통해 한신정평가가 상정한 시나리오는 6가지. 이 가운데 비관적인 시나리오는 올해 시중은행의 추가 부실 발생비율이 5%로 높을 경우다.
 
▲ 한신정평가가 상정한 6가지 시중은행 여신건정성 악화 시나리오


 
◇ 부실비율 5%면 BIS비율 12% 맞춰도 `허사`
 
부실 발생비율이 5%에 이르고 은행권 여신 규모가 10% 증가하는 최악의 경우(S-6), 7대 시중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55조20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0.8%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배인 6.4%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 때 시중은행들의 BIS 비율은 6.2%까지 하락하게 된다.

은행권 여신이 3% 증가하는 경우(S-3)라 할 지라도 고정이하여신규모는 52조원으로 BIS비율을 8% 아래(7.1%)로 떨어진다.
 
추가 부실 발생비율이 5%일 경우 여신증가율에 관계없이 `BIS비율 12% 기본자본비율 9%`로는 충분한 완충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한신정평가는 은행들의 완충능력이 저하될 경우 자본확충펀드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한신정평가는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확충펀드 20조원이 전량 시중은행 자본확충에 투입된다면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 하에서도 BIS비율은 8.8%로 안정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신정평가 관계자는 "보통의 상황(추가 부실 발생비율이 3%로 가정한 상황)에서는 은행들이 자체 자본확충 노력으로 대응할 수 있고,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완충능력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각 시나리오별 BIS비율 추정치(단위 %)



그러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실물 및 금융부문의 구조조정 폭이 클 경우 자산부실화가 완충능력을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중소기업 여신비중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높은 은행일 수록 건전성 저하 압력을 강하게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

◇ 자본확충펀드가 `소방수`

추가 부실여신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 여신에 45%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이 중 산업위험이 높은 건설 및 부동산, 조선업종에 추가적인 가중치를 뒀기 때문이다.

2008년 9월 현재 중소기업여신 비중이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금융(055550)지주 계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총 여신 대비 중소기업여신 비중은 41.9%로 대기업여신 비중(21.4%)의 두 배에 달한다.

중소기업여신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은행은 2.8%인 SC제일은행으로 시중은행 평균(1.4%)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또 "총 여신과 고정이하여신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에 여신규모가 정체 또는 감소할 경우 (분모가 감소하게 되므로) 여신건정성이 보다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시중은행별 중소기업여신의 고정이하여신비율(`08년 9월 현재.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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