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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사태 안정화 수순…고동진 사장 회의 참석·전략회의 예정대로 진행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14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참석해 오는 19~21일 개최 예정인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이날 “글로벌 전략회의가 예정대로 열리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회의 개최 사실을 확인해줬다. 이 회의는 DS·IM·CE 등 삼성전자 각 부문별로 하루씩 부문장과 사업부 임원, 해외법인장 등이 경기 수원디지털시티에 모여 내년도 경영전략을 짜는 주요 연말 일정이다. 그동안 삼성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와 검찰 및 특검 수사 등으로 미뤄지면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
고동진 사장도 지난 9월 갤럭시노트7 1차 리콜 이후 사장단회의에 석 달 가까이 모습을 감췄지만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윤 사장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고 사장 참석 여부에 대한 물음에 “고 사장이 (회의에) 참석했다”고 답했다. 고 사장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는 1층 로비가 아니라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로 문책성 인사의 대상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연말에 사장단 회의에 연이어 참석하면서 유임에 무게가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 원인을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1차 리콜에서는 배터리 설계가 문제였고 2차 단종 사태에선 제조 공정이 문제였던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자체 조사 결과를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미국의 UL(Underwriters Laboratory) 등 외부 시험인증기관에 넘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미전실이 주축이 돼 진행해 온 사장단 인사는 여전히 단행 시기가 안갯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현호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은 인사 시기에 대한 물음에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 공채로 선발한 신입사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미전실 해체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실행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전실 해체 이후 소속 임직원들이 원 소속인 삼성전자로 이동하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의 내년 이후 구체적 사업 계획에 대해서는 진행 여부에 대한 답변이 엇갈렸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9일 최고경영자(CEO) 직할로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팀을 신설한 것과 관련해 “(PLP)사업을 본격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동수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 사업부장(사장)은 의료기기 사업부 내 일부 팀 해체설과 관련해 “(팀 해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사장)은 인간 뇌의 사고 과정을 모방해 만든 차세대 반도체인 ‘뉴로모픽칩’ 개발에 대해 “개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내년 양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이 좀 걸리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윤부근 사장과 김현석 VD사업부장(사장) 등은 각각 PC사업부의 레노버 매각설과 중저가 TV 브랜드 네임 등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사장단회의에선 성경륭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가 ‘인구변동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정유성 삼성SDS 사장은 회의 직후 “인구 절벽의 심각성을 느꼈고 삼성의 역할을 생각해봤다”며 “기업의 역할은 고용아니겠느냐”고 강의를 들은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