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이 12일 내놓은 ‘출산율 부진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기·미혼 남녀 5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34.5%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45.6%와 비교하면 11.1%포인트나 줄어 결혼에 대한 인식은 다소 긍정적으로 변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은 남성과 여성이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 응답자 중 40.4%가 결혼을 반드시 해야할 필요는 없다고 답변한 반면 남성은 27.8%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5.1%, 30대는 34.0%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미혼자(33.6%)가 기혼자(36.1%) 보다 긍정적이었다.
희망 자녀수는 평균 2.11명으로 2010년(1.81명)보다 늘어났다. 기혼자(2.15명)가 미혼자(2.09명)보다 많았으며, 남자(2.13명)가 여자(2.09명)보다 자녀를 더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별로는 300만원 이하인 경우가 2.16명으로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율은 1.18명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2년(1.3명)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저출산 대책 시행 전인 2003년과 같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며, 평균 출산연령도 29세로 고령출산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경력단절의 주된 원인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응답이 37.7%로 가장 많았으며, 특히 기혼자 중 절반(50.8%)가 이같이 답변했다. 가장 선호하는 저출산 정책은 보육 및 교육비 지원확대(45.0%)였으며,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직장내 제도로는 직장내 보육시설 설치(25.8%)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고승연 연구위원은 “자녀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출산율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보육시설의 양적·질적 향상을 통해 일가정양립을 지원해야 한다”며 “고령임산부를 ‘분만취약자’로 지정, 특별 관리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2명 이상 다자녀 가구에 대한 직접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