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보고서]한은 "엔저, 수출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한은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 등록 2013-04-04 오후 12:00:00

    수정 2013-04-04 오후 1:36:48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엔저(低)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4일 발표한 2012년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최근 한국과 일본 모두 환율과 수출가격 간 관계가 약화해 우리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예전보다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돈을 풀면서 달러-엔 환율은 상승(엔화 약세)한 반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9월 이후 하락(원화 값 상승)하며 엔-원 환율은 지난해 9월과 비교해 19% 하락했다(엔저(低)원고(高)). 수출시장에서 일본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우리로서는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04년부터 2007년 6월까지 엔-원 환율이 32% 하락하는 동안 우리 수출가격 상승률이 일본보다 높게 나타나며 대일 가격경쟁력이 약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본과 우리나라 모두 수출과 환율 사이 관계가 약화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이 많이 줄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며 수출가격 결정력 자체가 영향략이 많이 떨어졌고, 중간재 교역과 해외 생산이 늘어 환율 영향력도 줄었기 때문이다. 또 기업이 환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데다, 우리 주력품목의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포함해 비가격경쟁력도 상승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업종별로도 반도체나 액정표시장치(LCD)는 큰 영향을 받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가격이 주로 시장 수요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석유제품이나 철강제품도 역시 영향권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일본도 주로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데 엔화 값이 떨어지면 일본 기업 제조원가가 올라간다는 점에서다. 자동차나 기계류는 영업환경이 악화할 수 있지만 해외 생산이 늘어 환율변동에 따른 가격경쟁 자체가 줄어들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엔화 약세 흐름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엔화 변동에 민감한 업체를 중심으로 채산성이 악화할 수도 있다”며 “환율변동 피해를 줄이려면 정부와 금융기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 [통화보고서] 전년 50bp 인하, 성장률 올까지 0.22%p↑ 견인 ☞ [통화보고서] 유로 금융시장 불안 완화속 과다채무국 불확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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