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LG생활건강이 올해도 1번 타자입니까” 매년 6월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계열사 최고 경영자들(CEO)이 모여 머리를 맞댄다. ‘중장기 전략 수립’을 놓고 한 달 동안 열리는 ‘LG중장기 전략보고회’에서다.
23년째 변함없이 유지돼온 LG만의 전통인 이 행사에서는 하루에 한 계열사씩 나와 회사 실적과 비전을 발표하는데 작년 11월에 열린 ‘하반기 업적보고회’에 이어 올 6월 행사의 1번 타자로 차석용
LG생활건강(051900) 부회장이 낙점됐다. 발표 순서는 CEO 일정, 계열사 실적, 사업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서를 정하는 만큼 실제로 LG생건의 실적 성장세는 남다르다.
LG생건은 6년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28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30분기 연속 성장세다.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소비재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CEO다. 차 부회장 취임 이후 LG생활건강의 실적은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이 같은 성장 비결을 차 부회장이 추진한 인수합병(M&A)의 성공과 생활용풍-화장품-음료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완성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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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생활용품·음료사업의 조화=LG생건 성장의 비결은 차석용 부회장이 추진한 인수합병(M&A)의 성공과 생활용품-화장품-음료로 이어지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완성에서 찾는 이들이 많다.
차 부회장은 2007년 말 코카콜라음료 인수를 시작으로 다이아몬드샘물, 한국음료, 해태음료를 사들이며 음료 사업부를 강화했다. 특히 적자였던 코카콜라음료는 LG 식구가 된 후 1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화장품 부문에서도 대형 M&A를 연이어 성공시켰다. 2010년 더페이스샵을 인수했고, 올해엔 보브의 화장품 사업과 일본 화장품 업체 긴자 스테파니를 차례로 품에 안았다. 향수 시장에도 뛰어들어 프랑스 코티와 합작법인 ‘코티 코리아(Coty Korea)’를 설립했다. 지난 6월엔 미국 프리미엄 친환경 생활용품 업체인 메소드와 손잡고 합작회사 크린소울 유한회사를 설립하면서 종합 생활용품 기업의 기틀을 다졌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에 음료사업을 추가하면서 회사 전체에 활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M&A만이 아니라 인수한 회사를 업계 최고의 자리에 올려 놓는 경영능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확대 및 추가동력 확보=LG생건은 올해에도 지금까지 다져온 사업역량 위에 미래 성장의 추가 동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 2월 유해성분 0%의 무방부제 화장품이자 LG만의 독자적인 저온 요법으로 극지생물의 효능을 피부에 그대로 전달하는 최초의 냉장 화장품 ‘프로스틴(FROSTINE)’을 출시하는 한편 수세미 세균 걱정 없이 간편하게 사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방세제인 ‘뽑아쓰는 자연퐁’을 선보였다.
또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국내 분유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와 순식간에 순위변동이 가능한 분유시장의 특성상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먼저 액상 제품의 분유 ‘베비언스 퍼스트밀’을 선보였다. 아직 소비자들의 반응을 점검하는 단계이지만 젖꼭지 모양의 수유 장치를 이용해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먹일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는데는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해외 시장 비중도 높인다. LG생건은 중국(2개)과 베트남의 3개 생산법인과 중국, 미국, 대만에 각각 하나의 판매법인을 설립해 생활용품과 화장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20여개국에 주요제품을 수출, 최근 5년간 해외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10%를 넘는 등 해외 신규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회사 잘 나가니 인재도 몰려=LG생건의 거침 없는 행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입사 인기도도 높아지고 있다. 2005년 636명에 불과했던 입사지원자가 지난해에는 1만1706명으로 18.4배 늘었다. 경쟁률 20대1에서 57대 1로 크게 증가했다.
차석용 부회장은 지금까지 다져온 사업 역량 위에 미래 성장의 추가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화장품시장 1등 위한 다양한 시도 △생활용품사업 부동의 1등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영역 개척 △코카콜라음료와 해태음료의 시너지 극대화를 통한 1등 음료사업 도약 가속화 △현실적이고 실속있는 Globalization 전략의 체계적 전개 등 4가지 사업전개 방향을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올해 해외사업 역시 더욱 강화해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800억원 달성을 목표로하고 있다.
| LG생활건강은 중국, 베트남, 미국, 타이완 등 4개의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비중을 높이고있다. 특히 허브화장품 빌리프는 지난해 4월 업계 처음으로 영국에 진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 데 이어 베트남, 싱가포르에 신규 진출했다. 사진은 올해 1월 싱가포르 핵심 상권 오차드거리에 문을 연 빌리프 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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