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나라 망해"..이승한 홈플러스 회장 작심발언

"지금의 영업규제, 사회주의에도 없어"
"서민 위한다며 동문서답식 정책 펴"
  • 등록 2012-02-28 오후 12:00:00

    수정 2012-02-28 오후 2:44:46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65·사진)이 대형유통업체 영업규제와 관련해 "사회주의에도 없는 정책"이라며 작심한 듯 불만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지난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상을 바꾸는 따뜻한 경영운동` 기자간담회에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의무휴일 지정 및 영업시간과 출점 규제에 대해 "잘못된 정책으로 역사적인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이 같이 비난했다.

그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은 주로 10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을 들여 영업하는 중대형 자영업자들"이라며 "지금의 정책이 진정 골목상권과 서민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경제를 수박에 비유했다. 겉은 파랗지만 안을 보면 빨간 수박처럼 되는 등 기업생태계가 점점 사막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동쪽에서 시작한 정권이 서쪽으로 가는 등 동문서답식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여야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대형유통업체 규제안을 내놓아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다 나라 망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냐는 우려도 된다"며 "대통령이 안될 각오로 일하는 사람이 대통령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발언의 파장을 의식한 듯 간담회 말미에 사견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위축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홈플러스의 모회사인 영국 테스코(TESCO) 그룹은 최근 경기도 안성에 1억3600만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이 회장은 "출점규제로 인해 문을 못연다니까 (테스코가) 대단히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며 "투자의 효율성을 감안해 태국과 중국으로 돌리는 얘기도 나오는 등 한국에 투자를 더는 안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도 이런식의 전방위적 규제는 없을 것"이라며 "농민들이 문제니까 하나로마트는 규제에서 빠지고, (영업규제를 하는) 해당 지자체도 그 지역에 본사가 있는 유통업체는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뒤죽박죽이 되고 있다. 이것이 옳은 일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 회장은 1946년 경북 칠곡 출생으로 1970년 삼성그룹 공채 11기로 제일모직에 입사해 삼성물산 대표이사를 지낸뒤 1999년 삼성테스코(현 홈플러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2008년부터는 홈플러스 그룹회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현재 이마트(139480)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한편 홈플러스는 협력회사 200여곳과 공동으로 특정상품 매출액의 2% 한도에서 백혈병 소아암 환자와 불우 어린이 지원 등에 사용키로 했다. 올해 조성하는 금액은 총 30억원이다. 이 회장은 "이번 일이 불씨가 돼 다른 기업에게도 확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성과가 좋으면 더욱 확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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