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너지 큰곳 어디냐" 수뇌부 결정에 포스코와 동맹

  • 등록 2011-06-28 오후 2:09:55

    수정 2011-06-28 오후 2:49:51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 삼성그룹이 포스코와 손잡고 대한통운(000120)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이건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통운 인수전의 내막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재계 관계자가 전해준 이야기는 이렇다.

6월 어느날, 김순택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이 이 회장에게 대한통운 인수전에 삼성SDS가 참여하는 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유력한 인수후보자인 포스코와 CJ 둘 중 한군데와 손잡고 일부 지분참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삼성 내부 실무진의 기류는 아무래도 범 삼성가인 CJ와 제휴하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 회장이 물었다. "포스코와 CJ를 비교할 때 어느쪽과 손잡는 게 시너지가 더 큰가?" 김순택 부회장은 "아무래도 포스코가 더 크다"고 답했다 한다. 이 회장은 "시너지가 더 큰 쪽하고 일을 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고민할 게 뭐가 있나"라면서 포스코와 손잡을 것을 지시했다 한다.

삼성은 포스코(005490)와 제휴하면서 입찰금액 등 세부적 사안에 대해선 전적으로 포스코의 결정에 맡기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한다. 포스코로선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때 GS그룹과 전격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가 입찰가격 이견때문에 컨소시엄을 깨야했던 아픈 경험이 있었다.

따라서 입찰내용과 관련해선 포스코의 뜻을 존중하겠다고까지 하는 삼성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삼성그룹이 전격적으로 포스코와 제휴하면서 대한통운 인수전이 요동치고 있다. 삼성증권을 인수자문사로 활용했던 CJ는 친족그룹에게 뒤통수를 맞았다며 분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SDS의 포스코 컨소시엄 참여는 `피보다 진한 돈`의 힘을 보여준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승산이 높고 시너지가 큰 쪽에 힘을 실어주는게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것.

◇포스코·삼성 `이기는 편이 우리 편` 인수경쟁의 가장 큰 변수가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대한통운 인수전의 최종 승자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 자금력에서 앞서는 포스코에 삼성SDS까지 힘을 보태면서 승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객관적인 여건을 고려할때 포스코 컨소시엄의 인수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며 "CJ의 재무적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입찰임을 고려할때 자금 동원력에서 밀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입찰가격에서 양쪽의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면 비가격적 요소에서 CJ가 우세하다는 반론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포스코에 점수를 더 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포스코그룹 전체에서 발생하는 물류비가 5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대한통운에 넘겨줄수 있는 수요는 3조8000억원 정도로 봤다. 이는 지난해 대한통운의 매출총액인 2조977억원의 1.8배나 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포스코그룹은 물류를 그룹외 물류업체에 위탁하고 있어 인수에 성공하면 물류수요 대부분을 대한통운에 넘겨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로서도 물류기업으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오는 2015년까지 그룹의 물류사업을 통폐합해 최적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물류사업부분을 정관에 추가했다. 이어 물류 컨설팅 전문업체인 EXE c&t의 지분 99.4%를 인수하며 창고관리시스템 등 물류 IT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죽어야 사는 CJ`? ..인수실패시 주가 재평가 역설적으로 CJ의 주가는 대한통운 인수가 무산돼야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올들어 CJ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CJ제일제당과 CJ E&M 주가가 20% 이상 오르는 동안 지주사인 CJ는 대한통운 인수 우려로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 연구원은 "CJ가 인수에 실패하고 무리한 M&A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보여주면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은 빠르게 해소될 것"이라며 "CJ제일제당, CJ E&M 등 핵심자회사의 턴어라운드와 삼성생명 지분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은 주가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CJ가 대한통운 인수에 실패할 경우 8%의 목표주가 상향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현대증권이 제시한 CJ 목표주가는 10만500원이다. 반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적정주가는 9만3000원으로 추산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인수에 성공할 경우 CJ의 취득 지분율이 낮고 재무적 투자자 비율이 올라갈수록 인수후 CJ 적정주가 상향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관련기사 ◀ ☞CJ그룹, 대한통운 인수 유력 ☞대한통운 입찰 포스코·CJ `양자대결`로 압축(종합) ☞CJ, 대한통운 본입찰 참여.."삼성 법적책임 꼭 묻겠다"(상보)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