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기업 수장들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단 분석이 나왔다.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일본 증시 상승의 원동력으로 꼽히는 가운데 경영진의 세대 교체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 도쿄증권거래소 전광판(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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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로 구성된 토픽스(TOPIX) 500 지수에 속한 기업의 45%가 2021년 이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이는 미국의 36%, 유럽의 42%를 웃돈다.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자동차, 일본 최대 백화점 그룹인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 일본 최대 인재 채용 서비스 기업인 리크루트 홀딩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현재 토픽스 500에 속하는 기업 CEO들의 평균 연령은 62.5세다.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동일 기간 미국과 유럽 CEO의 평균 연령이 각각 59세, 56세로 연령대가 두 살 높아져 미국·유럽과의 격차를 소폭 좁혔다.
현재 60대 초반인 일본 기업의 CEO는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이들은 사회 초년생 시절인 1980년대 후반 버블 경제와 붕괴를 함께 경험한 세대들로, 전통적인 일본식 경영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이는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2021년 이후 경영자가 바뀐 TOPIX 500 종목의 주가는 2023년 초와 비교해 현재 약 41% 상승해 지수 평균 38%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젊어진 CEO들이 정보 공개, 이사회의 다양성, 신기술 도입 등에서 적극적으로 개입을 추진한 사례가 많다”면서 “CEO들의 생각이 달라진 것은 일본의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라고 짚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일본 주식 전략가인 브루스 커크는 “주주총회 시즌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다수 기업이 3월 말 회계연도를 종료하고 6월 주주총회를 열고 있다.
다만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일본에선 여전히 CEO의 연령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고, 여성 CEO의 수가 적다는 점은 아쉬움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