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비선실세 파문이 정국을 뒤흔드는 최순실 게이트로 확대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정계에서는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자릿수로 돌입할 수 있다는 경고음도 제기된다. 반면 현재 지지율은 사실상 최저점을 찍은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난 27일 리얼미터가 발표(24~26일, 전국 성인 유권자 1528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1.2%를 기록했다. 전주에 비해 7.3%p나 급격히 떨어졌다. 특히 이 발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을 인정한 다음날인 26일 일간조사에서 지지율이 17.5%까지 급락했다.
28일 갤럽이 발표한 조사(25~27일, 전국 성인남녀 19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더욱 낮아졌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의 17%에 불과했고 대국민사과 이후인 지난 26~27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8%p)에서는 긍정평가가 14%로 최저치까지 폭락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국정수행이 마비되는 한자릿수까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 실장은 “일반국민들은 탄핵이나 하야를 요구하는 의견이 상당히 높은데 청와대나 여권에서 마련하는 대응책은 인적 쇄신이어서 괴리가 있다”며 “주초 청와대가 준비하는 대응 방안에 대한 민심의 반응을 보면 한자릿수까지 내려갈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도 “주말부터 집회 등을 통해 대학가나 교수,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슈에서 한 발 빗겨있던 언론도 해당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을 거치면서 야권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청와대를 향해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어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현재 지지율이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도 맞서고 있다. 배종찬 리서치 앤 리서치 본부장은 “6%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외환위기라는 경제 위기가 있었다”며 “새누리당이나 보수 세력처럼 대통령의 지지율을 복원하고자 하는 세력에서 정치적 동정 여론이 일면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이 있다”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지난 1998년 케네스 스타 검사가 빌 클린턴 대통령을 수사하면서 지지율이 오른 사실을 들면서 “당분간 10% 중반대에서 20% 사이를 왔다갔다할 것”이라며 “정상적 국정 운영을 하려면 25%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