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맹점, 밴(VAN)사와 직접 수수료 협상한다

  • 등록 2013-07-11 오후 12:00:00

    수정 2013-07-11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현정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신용카드 가맹점이 밴(VAN) 사업자와 직접 협상을 통해 가맹점수수료를 결정하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일PwC컨설팅은 11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밴시장 구조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안은 거래당사자 간에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거래구조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는 카드사가 일률적으로 밴사를 선정했지만, 앞으로는 가맹점 스스로 밴사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가맹점은 여러 밴사와의 협상을 통해 가장 낮은 수수료를 제시하는 사업자를 선택, 직접 밴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밴사간 자율경쟁을 통해 밴 수수료를 낮출 수 있고 밴사들은 가맹점을 유치해 고정적인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그동안 밴 업계에 만연한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 뽑을 수 있다는 게 KDI측 주장이다.

그동안 밴사는 거래량이 많은 대형가맹점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가맹점에 무상으로 단말기를 설치해주고 리베이트를 얹어주는 암묵적 거래를 해왔다. 밴사가 작년 한 해 리베이트 비용으로 일부 가맹점에 지급한 금액은 2365억원에 달한다.

KDI는 이번 밴사 구조 개편안으로 정상적인 가격경쟁이 가능해짐에 따라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동수 KDI 금융경제연구부장은 “부당한 내부수익문제가 해결되면서 밴사간 압력이나 리베이트가 사라져 거래비용이 절감할 것”이라며 “따라서 전체적인 가맹점수수료율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부장은 “영세 및 소액다건 가맹점도 평균결제금액이 낮아 개편 후 밴 수수료가 높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으로 보인다”며 “경쟁에 의한 수수료 하락 이외에도 선진화된 결제기술 도입의 촉진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밴사에 대한 IT관련 상시감독 및 정기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감독 차원의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고, 카드사는 승인수수료, 매입수수료, 증빙수거 수수료 등 밴사에 지급하는 비용항목별 절감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하지만 밴 사업자와 카드업계는 현실성 없는 방안이라며 적극 반발하고 있어 시작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자율 협상에 의해 수수료를 결정할 경우 협상력이 낮은 중소가맹점은 높은 단가의 수수료가 책정될 수 밖에 없다”며 “공공 밴 설립을 통해 해결한다 하더라도 카드사가 재원 분담에 나설 경우 결국 수수료율이 올라가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협회는 또 “밴사가 전체 220만 가맹점과 체결되어 있던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데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과 손해배상 문제 등 혼란이 예상된다”며 “실제 가맹점 수수료 인하 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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