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소원해진 양자 관계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이 악수하고 있다.(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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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회동을 갖고 양국 관계 재설정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회동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공동의 가치에 따라 체계적인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성명은 “양측은 윈저 프레임워크를 포함한 탈퇴협정(브렉시트 협정) 및 무역협력협정(TCA)의 완전하고 충실한 이행에 대한 상호 간 약속을 강조했다”고 명시했다.
양측은 “서로의 내부적 절차와 제도적 특권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경제·에너지·안보 등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협력 강화 분야를 규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협력강화 의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스타머 총리는 올가을 안에 다시 한번 회동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내년 초부터는 정례적인 EU-영국 간 정상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스타머 총리의 EU 본부 방문은 취임 석 달 만이다. 과거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던 스타머 총리는 지난 7월 총선에서 승리해 집권한 이후 브렉시트를 되돌리진 않겠다면서도 EU와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스타머 총리는 선거 이후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EU 회원국을 잇달아 방문했다.
영국은 국방, 국경통제, 무역 분야에서 EU와 협력을 원하고 있다. 다만 EU의 단일시장, 관세동맹, 이동의 자유협정 등의 복귀는 목표로 하지 않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국경 검문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검역 협정을 모색하고, 특정 전문 자격의 상호 인정 방안 등은 모색하겠다고 EU 측에 약속했다.
로이터는 “스타머 총리의 온화한 어조는 EU 지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면서도 “양측은 브렉시트 합의의 주요 원칙은 건드리지 않더라도 관계의 실질적 변화는 힘든 협상의 대상이 될 것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