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울산 울주군에 있는 신고리 원전 3호기를 방문했다. 버스로 왼쪽에는 바다가, 오른쪽에는 산이 보이는 편도1차선을 달려 도착한 신고리 3,4호기 원전 시공 현장은 조용하다. 큰 공사를 대부분 마치고 미세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고리원전은 지진이나 해일에 대비해 기존 해안방벽을 높이 10m, 길이 2.1㎞의 콘크리트 방벽으로 쌓았다. 최근 일본 후쿠시마 사고로 원전 안전에 관심이 높아진 탓이다.
또 신고리 3,4호기 취수장은 일반 원전과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심층수를 활용한 덕분이다. 이 원전은 냉각수로 이용하는 바닷물을 동해바다 수심 40m 깊이에서 끌어들인 후 배출하면서 바다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원전 주변을 살펴본 뒤 보안장치를 통과해 신고리 원전3호기를 총괄 감시하는 주제어실(MCR·Main Control Room)에 들어갔다. 이곳에는 5명의 직원이 교대로 시운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기술이 접목돼 있는 주제어실에서 컴퓨터 화면을 통해 원전의 정보를 분석하고 감시·제어한다. 최교서 한국수력원자력 팀장은 “5명이 1조를 이뤄 1일 3교대로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신고리 3,4호기는 한국형 신형 가압경수로인 APR-1400(Advanced Power Reactor)을 국내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기존 한국표준형원전(OPR-1000)보다 전력생산량이 40%가 늘어난 시간당 1400㎿(140만㎾)의 전기를 생산한다.
특히 국내 원전 기술을 그대로 압축해 놓았다는 게 장점이다. 해외수출의 효시가 된 아랍에미리트(UAE)원전의 모델이기도 하다. 더욱이 건설계획 단계부터 안전기준과 검사, 시험 등 모든 요건을 엄격히 적용했다.
김인엽 현대건설 신고리 3,4호기 공사현장 대표소장은 “신고리 3,4호기는 발전기와 터빈 등 대부분의 장비·장치를 국내기술로 개발했다”며 “내진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안전설비를 대폭 개선해 안전하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40년 이상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로 철저한 공기 준수와 원전 안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원전 설비시설을 모듈화해서 공사기간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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