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잡스 없어도 쾌속성장 가능한 비결은

아이폰 여전히 돌풍, 전세계 판매호조 여전
쿡 체제로 성공적 변신..신흥국 판매 기대
  • 등록 2012-04-25 오후 1:49:11

    수정 2012-04-25 오후 2:40:39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한 때 월가에선 애플과 동격이었던 스티브 잡스가 죽자 애플의 미래를 걱정했다. "잡스가 애플을 떠나면 회사 주가가 20% 하락할 것"이라는 말이 정설로 통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애플은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잘 나가고` 있다.

실적도 쾌조가 계속되고 있으며 주가로 보면 잡스가 사망한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오히려 60% 급등했다. 최근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 깜짝 실적에 따라 급반등했다.

애초 제품 수요 증가세 둔화와 가격인하 압박 등의 이유로 애플 성장을 의심하던 월가는 이날 엄청난 성적표를 받아들고 또 한 번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블록버스터급` 등으로 깜짝 실적을 묘사하면서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잡고 있다. 신형 아이패드와 아이폰 4S가 판매 돌풍을 일으키는 등 잡스는 사망했지만 그가 걸어둔 마법은 사후에도 계속되는 모습이다.

◇ 식을줄 모르는 아이폰 인기..깜짝 실적 견인

잡스 이후에도 이렇게 애플이 펄펄 나는 비결은 무엇일까.

먼저 혁신적인 제품에 있다. 이번 회계 2분기(1~3월) 깜짝 실적을 낸 장본인은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등장한 지 5년이 됐지만 회사의 주력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애플은 지난 2분기에 아이폰을 총 3510만대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동기 1865만대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아이폰과 관련 제품 및 서비스는 같은 기간 회사 매출의 57.9%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 분기 52.7%보다 늘어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폰은 세계 경제 둔화라는 어려운 상황에도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면서 시장을 지배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서치인모션(RIM)이 블랙베리로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짝했으나 경쟁에 밀려 부진의 나락에 빠진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아이폰의 돌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회사에 따르면 아이폰은 현재 100개 이상 나라에서 230개 이동통신사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이는 1년전 90개국, 186개 이통사와 비교해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올 가을경 아이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 상승세도 계속될 것이란 낙관론이 많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애플 주가가 10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자리잡은 팀 쿡 CEO 체제..성장 `원동력`

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체제로 완전히 접어든 것도 쾌속 질주의 원동력이다. 글로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지만 애플이 주도권을 잃지 않는 것은 쿡 CEO 체제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음을 반영한다.

이를 뚜렷이 보여주는 사례가 지난달 배당 선언이다. 잡스의 경영 철학에 반해 배당을 안했던 애플은 쿡 체제에 들어오면서 17년 만에 경영 방침을 바꿨다. 이는 `혁신의 달인` 잡스의 이미지를 던져 버리고 `관리(경영)의 달인`인 쿡의 조직으로 애플이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쿡의 새로운 색깔을 반영하면서 잡스의 색깔을 지우는 작업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 中 수요 확대 기대..성장 한계 지적도 애플의 향후 성장세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먼저 중국 시장의 멈출 줄 모르는 수요 등으로 인해 쾌속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이 있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피터 오펜하이머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폰의 중국 판매가 1년 전보다 5배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는 포화점에 이르며 둔화한 반면 중국 같은 신흥국에서는 아직도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번 실적 발표를 통해 애플 성장이 한계에 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부정적 분석도 있다. 실제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로는 급증했으나 전분기 대비로는 줄었다. 이는 작년 10월 출시된 아이폰의 `신제품 효과`가 점차 사라지면서 나타난 것이라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이폰 차기 제품 출시 시기도 지연될 것으로 알려져 자칫 삼성전자에게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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