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호 쇼테크 대표 "글로벌 회사로 키울 것"

"나는 사업가라기보다 발명가"
스크린세이버 `온스크린`으로 올해 제2의 도약
  • 등록 2008-01-30 오전 11:45:53

    수정 2008-01-30 오전 11:45:53

[이데일리 안재만기자] "왜 우회상장을 추진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당장 코스닥상장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빨리 회사를 상장시키고, 자금을 조달하고 회사를 더욱 키울 필요가 있었습니다. 쇼테크와 일경은 이제 시작입니다. 수천억원대 글로벌회사로 만들겠습니다"

29일 서울 대방동 일경(008540)의 사무실에서 만난 유석호 사장(사진)은 회사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마이링커`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 쇼테크 뿐 아니라 우회상장의 쉘(껍데기 회사)로 사용한 일경도 곧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일경은 생수 `금강수`를 제조하는 업체로 이달 초 쇼테크에 인수됐다.

"일경 직원들을 처음 봤을때 그들의 `패배의식`이 느껴지더군요. 제가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자신있다. 제대로 한번 해보자`. 일경 직원들은 그동안 금강수를 대형마트에 직접 배달하는 방식으로만 영업했더군요. 그렇게 하는데 사업이 잘 될리 없죠. 두고 보십시오. 쇼테크 뿐 아니라 일경도 다시 살아납니다"

유석호 대표는 일경을 회생시킨 뒤 기업을 인적분할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개사를 갖는 게 목표라고 한다. `내가 손대면 가능하다`는 유 대표의 자신감이다.

◇쇼테크, 신규사업으로 올해 제2의 도약

냉정히 평가해 쇼테크의 `마이링커`사업은 더 이상 고속성장하기 어렵다.

마이링커는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실시간 정보를 전달해주는 서비스로 쇼테크는 광고를 부착해 수익을 얻는다. 마이링커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500만명이다.

쇼테크가 매출 100억원급의 회사로 성장한 것은 전적으로 마이링커의 공이다. 그러나 연매출이 2배 가량 뛰던 지난 2005년, 2006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마이링커를 사용하는 고객의 수가 크게 늘지 않고 있어 쇼테크는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한다.

"지금 쇼테크는 웹 기반의 화면보호기 `온스크린`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광고를 붙이고 슬롯머신을 붙여 이용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생각입니다. 조금 전에 프레젠테이션을 받고 왔는데, 생각보다 훨씬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화면보호기는 컴퓨터 사용자가 자리를 오래 비울 경우 뜨는 영상을 말한다. 이 화면보호기를 웹과 연결해 `재미있는` 영상을 띄우고, 여기에 갖가지 신규사업 모델을 덧붙인다는 계획이다. 현재 온스크린 이용자는 약 500만명 가량이다.

"사람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화면보호기가 뜨는 건데 무슨 광고냐고요? 일반적인 생각은 그렇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 돌아오는 직장인들이 쇼테크의 타켓입니다"

쇼테크는 또 광고 유통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마이링커 사업을 하면서 언론사들과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광고가 없어서 고민하는 언론사가 많더군요. 제가 보기에 언론사들은 광고와 잠재고객을 연결하는 `고리`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 않습니다. 언론사의 고민과 반대로 세상에 내놓으면 팔릴만한 물건인데, 마땅히 팔 곳이 없어서 홈쇼핑으로만 달려가는 업체들이 많습니다.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사업 모델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 광고유통 사업의 이름은 `애드링커`. 쇼테크는 이 모델을 대만 등 해외에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매출 수천억원대 회사로 키우려면 어차피 해외를 뚫을 수밖에 없다`는 유 대표의 판단이다.

◇"나는 한명의 발명가이고 싶다"

유 대표는 자신을 사업가라기보다 발명가에 가깝다고 평한다. 항상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하고, 또 잘해왔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1990년대 중국에서 제조업을 전개하다 한국에서 테니스라켓을 만드는 사업을 잠시했다. 그러나 IMF 당시 완전히 무너졌다. 흑자기업인데다 테니스라켓 판매 매출 1위를 차지했음에도 IMF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도 유 대표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에서 인터넷을 처음 접했고, `인터넷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돈을 벌 수 있는 사업 기회가 많다`는 것을 꿰뚫어봤다. 쇼테크의 마이링커, 온스크린 등이 이 같은 케이스다.

"저는 사업가가 아니라 발명가입니다. 항상 새로운 게 뭐가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어찌보면 제가 상장사를 인수한 것도 뭔가 새로운 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요새는 일경에서만 일한다고 쇼테크 직원들의 불만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유 대표의 이 같은 `원맨쇼`가 회사의 미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 중순 메릴린치 등으로부터 외자 유치를 받으려 했으나 대표이사로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거부당한 적이 있다. 유 대표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물론 그런 지적도 맞습니다. 그렇지만 아직은 매출 100억원의 작은 회사인데 너무 섣부른 고민이죠. 아직은 제가 직접 끌고 나갈 부분이 많습니다. 해야할 일이 정말 많습니다. 지켜보십시오. 일경의 주가가 얼마나 오를지"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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