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지난 13일 울산항만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래뿐만 아니라 북극곰과 같은 해양 생물들이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가 벌이고 있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으로 우리 바다가 좀 더 깨끗해지고 해양 생물들이 좀 더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화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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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대표가 이끄는 우시산은 지난 2015년 울산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으로 폐플라스틱을 업사이클링(Upcycling·단순 재활용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활동)하는 사업을 주로 벌이고 있다. 이를 통해 플라스틱과 비닐 등 쓰레기로 고통받는 해양생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우시산은 지난해 500밀리리터(㎖) 생수병 14만개 상당인 폐플라스틱 40톤(t) 이상을 거둬들여 장갑과 양말, 셔츠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2020년부터 3년간 거둔 폐플라스틱을 더하면 총 102t에 달한다. 이에 대한 이산화탄소 상쇄 효과는 240t, 30년생 편백나무 4만625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 대표는 “영세한 사회적 기업으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업을 벌이기 쉽지 않은데, SK그룹 차원에서 홍보나 마케팅, 네트워크 지원뿐만 아니라 아이디어 제공·제안도 해주고 있다”며 “앞으로 폐페트병 등을 넘어 남들이 하지 않던 안전모, 코로나19 때 쓰인 가림막과 같은 폐자원을 활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우시산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1명씩 채용하는 등 지역 고용 창출도 이뤄내고 있다. 고령자, 장애인, 지역 청년 등 채용을 우선시해 지역과 상생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부터는 지역 발달장애인 10명과 헌 옷에서 실을 뽑아 양말이나 티셔츠, 장갑을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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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활동에 우시산은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Entrepreneurship Round Table)가 주목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ERT는 최 회장 주도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기업이 동반 성장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로 지난해 5월 출범했다. 참여 기업 수는 1년 만에 10배 이상 늘어 700곳이 넘는다.
친환경·지역 상생으로 대표되는 우시산의 사업은 ERT가 추구하는 가치에 들어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ERT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 선언문’에서 새로운 기업가 정신의 방향으로 △경제적 가치 제고 △윤리적 가치 제고 △새로운 기업문화 조성에 더해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 등을 꼽았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ERT 출범 1주년을 맞아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우시산의 사업을 두고 “신(新) 기업가 정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물론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기업 가치도 만들어가는 것으로 확대했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이어 “기업이 봉사활동, 기부활동에 나서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새로운 도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