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CFO들이 증권사로 달려간 까닭은

저금리 기조 이어지자 증권사 투자상품 관심가져
대부분 수익률 5∼6%대 안전상품 선호
  • 등록 2012-01-18 오후 2:44:47

    수정 2012-01-18 오후 4:28:27

[이데일리 양효석 김경민 기자] 지난 17일 오후 4시 서초삼성타운 삼성생명빌딩 6층. 저축은행·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식품회사 등 30여개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및 재무담당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표면적 이유는 삼성증권 삼성타운법인지점이 주최한 포럼 참석이다. 삼성증권이 CFO로서 들으면 도움될 만한 `IT-의료융합`을 주제로 강연 자리를 마련한 것. 하지만 이들의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증권사를 새로운 투자 파트너로 삼기 위해서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증권사에서 찾아왔다면 등부터 돌렸던 기업들이 최근 급변하기 시작했다. 기업 내 CFO가 직접 나서서 증권사가 제시한 투자상품을 연구할 정도다.

기업 내 현금은 수 백억원 수 천억원씩 쌓여가는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투자전략을 수립할 능력이 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외부 투자컨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진주 삼성증권(016360) 삼성타운법인영업 팀장은 "기업들은 사내 유보금을 단기간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성향이 있다"면서 "과거에는 은행에 예금하고 금리 정도만 챙겨도 만족했지만, 점차 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이 투자처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법인이라 할지라도 1년 정기예금금리가 4% 이하로 떨어지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떨어져 걱정한다"면서 "요즘 기업들은 저위험이면서도 적어도 5∼6%대의 수익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이 이런 기업자금 운용 변화기에 새로운 투자 대안을 들고 뛰어든 것이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기업 니즈에 맞는 투자상품을 개발해 영업 중이다. 특히 최근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품은 위안화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이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을 막기 위해 수입물가 관리차원에서 위안화 절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 시작됐다. 만기 1년에 원금보장형으로, 만기에 위안화 절상률이 1% 이상이면 연 6%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또 투자기간 중 최초 기준가격의 5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으면 연 8% 수익을 지급하는 코스피200 스텝다운 ELS와 목표수익률 연 10%의 유전펀드도 기업들이 관심 갖는 투자상품이다.

이 팀장은 "한때 개인투자자들에게 유행했던 펀드 열풍처럼 현재 기업 보유현금을 대상으로 한 법인영업이 고조될 분위기"라면서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증권사 방문을 꺼렸던 기업들도 요즘은 무슨 투자상품이 있는지 먼저 문의해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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