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략포럼2010)파울 놀테 "리스크에 투자하라"

`적절한 리스크` 옹호.."리스크 선호(=투자)사회로 가자"
파울 놀테 베를린자유대학 역사문화학부 교수
  • 등록 2010-05-28 오후 3:27:38

    수정 2010-05-28 오후 3:27:38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리시코 에르고 숨(Risico ergo sum)"

독일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파울 놀테(Paul Nolte·사진) 베를린자유대학 역사문화학부 교수의 대표 저서 `위험사회와 새로운 자본주의`에 붙인 선배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의 서평은 이렇게 시작한다.

철학사상 가장 유명한 명제중 하나인 데카르트의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차용한 이 표현은 "나는 리스크를 감행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울리히 벡과 파울 놀테 모두 21세기 인간 조건으로 `리스크`를 얘기한다.

지난 1986년 4월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 사고는 세기말 전세계를 새로운 불안과 공포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밀림과 숲의 황폐화, 오존층 파괴, 잇단 자연재해, 천연자원 고갈 등도 "안전한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들이다.

이런 리스크는 우리를 둘러싼 경제적 여건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국가나 개인들간 경쟁은 치열해지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오히려 약해지고, 저성장 속에 취업할 곳은 줄어드는 식이다.

이런 `위험사회`의 본질을 간파한 파울 놀테는 이로 인해 인간들의 행동도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취업에 대한 불안으로 대학졸업을 무작정 연기하거나 정상적인 결혼이 아닌 파트너 관계만 유지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는 등 리스크를 피하거나 결정을 늦추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놀테 교수는 이런 사회를 `리스크 회피 사회`로 명명했다.

이는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놀테가 보기에 위험사회에서 독일의 역대 좌파나 우파 정부가 선택한 길은 리스크에 대한 적극적 대처가 아니라 그로부터의 도피였고 개혁의 지연이었다.

문제는 이같은 개인과 정부의 행동양식 변화는 결국 그들이 피하려고 했던 리스크를 더 키우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에 제안하는 놀테 교수의 처방은 무엇인가?

놀테 교수는 `투자 사회`를 제안했다. 다른 표현으로 바꾸자면,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 리스크를 선호하는 사회`다.

`투자 사회`는 시민들이 공동체적 연대 속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책임을 발휘하는 사회다. 오늘보다 내일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다.

국가가 미래를 보장하길 기대하며 따스한 동굴 속으로 후퇴하는 대신 피할 수 없다면 리스크를 기꺼이 감행하며 자신의 삶과 자녀들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놀테 교수의 얘기다.

여기서 `리스크`의 두 의미가 드러나는데, 리스크란 말 속에는 위협적 재앙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각성, 돌파, 모험의 감행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는 "(리스크의) 긍정적 면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자"고 설파한다.

놀테 교수는 대규모 사회보장비 지출은 의존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 진입을 차단시킨다는 측면에서 리스크 세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세율을 낮춰 국민 각 개인이 자신에게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국가가 할 일이라는 것.

이 책은 올해초 이명박 대통령이 설 연휴 때 읽기를 권하면서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일찍이 20세기말부터 유럽사회에서 나타난 위험사회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 던지는 메시지도 작지 않다.

놀테 교수의 메시지는 이데일리가 창간 10주년 기념으로 주최하는 `세계전략포럼 2010(WSF 2010)`중 `자본주의의 미래와 건설적 대안`이라는 주제강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강연은 포럼 둘쨋날인 6월9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60분간 진행된다.
 
세계전략포럼 바로 가기☞http://www.wsf.or.kr


 



▶ 관련기사 ◀
☞(세계전략포럼2010)파울 놀테 `독일의 대표 브레인`
☞(세계전략포럼2010)곽승준 `조화와 혁신의 7% 성장론`
☞(세계전략포럼2010)곽승준 `대한민국 10년 로드맵 디자이너`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천상의 목소리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