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파울 놀테(Paul Nolte·사진) 베를린자유대학 역사문화학부 교수의 대표 저서 `위험사회와 새로운 자본주의`에 붙인 선배 사회학자 울리히 벡(Ulrich Beck)의 서평은 이렇게 시작한다.
울리히 벡과 파울 놀테 모두 21세기 인간 조건으로 `리스크`를 얘기한다.
지난 1986년 4월 발생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 사고는 세기말 전세계를 새로운 불안과 공포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밀림과 숲의 황폐화, 오존층 파괴, 잇단 자연재해, 천연자원 고갈 등도 "안전한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들이다.
이런 리스크는 우리를 둘러싼 경제적 여건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난다.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 국가나 개인들간 경쟁은 치열해지지만 사회적 안전망은 오히려 약해지고, 저성장 속에 취업할 곳은 줄어드는 식이다.
이런 `위험사회`의 본질을 간파한 파울 놀테는 이로 인해 인간들의 행동도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취업에 대한 불안으로 대학졸업을 무작정 연기하거나 정상적인 결혼이 아닌 파트너 관계만 유지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갖지 않는 등 리스크를 피하거나 결정을 늦추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놀테 교수는 이런 사회를 `리스크 회피 사회`로 명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개인과 정부의 행동양식 변화는 결국 그들이 피하려고 했던 리스크를 더 키우는 꼴이 되고 말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이런 사회에 제안하는 놀테 교수의 처방은 무엇인가?
놀테 교수는 `투자 사회`를 제안했다. 다른 표현으로 바꾸자면,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 리스크를 선호하는 사회`다.
`투자 사회`는 시민들이 공동체적 연대 속에서 각자에게 부여된 책임을 발휘하는 사회다. 오늘보다 내일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다.
국가가 미래를 보장하길 기대하며 따스한 동굴 속으로 후퇴하는 대신 피할 수 없다면 리스크를 기꺼이 감행하며 자신의 삶과 자녀들의 미래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게 놀테 교수의 얘기다.
놀테 교수는 대규모 사회보장비 지출은 의존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 진입을 차단시킨다는 측면에서 리스크 세대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세율을 낮춰 국민 각 개인이 자신에게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국가가 할 일이라는 것.
이 책은 올해초 이명박 대통령이 설 연휴 때 읽기를 권하면서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일찍이 20세기말부터 유럽사회에서 나타난 위험사회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에 던지는 메시지도 작지 않다.
놀테 교수의 메시지는 이데일리가 창간 10주년 기념으로 주최하는 `세계전략포럼 2010(WSF 2010)`중 `자본주의의 미래와 건설적 대안`이라는 주제강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 강연은 포럼 둘쨋날인 6월9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60분간 진행된다.
세계전략포럼 바로 가기☞http://www.ws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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