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조민정 기자]
LG전자(066570)가 주력 사업인 가전과 기업간거래(B2B)를 앞세워 역대 2분기 최대 실적을 써냈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하반기 역시 호실적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이데일리 DB) |
|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액 21조7009억원, 영업이익은 1조1961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영업이익은 61.2% 올랐고, 매출액도 8.5% 상승했다.
시장 추정치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7% 높게 나왔고, 영업이익은 19.8%를 상회했다.
이날 LG전자는 사업본부별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생활가전사업에서는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에어컨 사업이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인공지능(AI) 탑재 휘센 스탠드 에어컨은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TV 담당 HE사업본부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원가상승 요인이 이어졌으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프리미엄 올레드 TV 판매가 점진 회복 추세다. 스마트TV 플랫폼인 웹(web)OS도 전 세계 28개국에 3500개 이상의 채널을 무료로 제공하며 ‘LG 채널’ 사용자를 5000만명 이상 확보했다.
BS사업본부는 온디바이스 AI 노트북 ‘LG 그램’ 등 프리미엄 IT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에듀테크 시장과 더불어 로봇, 전기차 충전 등 유망 신사업의 조기 전력화 노력도 지속한다.
| 미국 보스턴 아카데미에서 스티브 스카브로 LG전자 미국법인 상업용에어컨담당이 엔지니어들에게 LG전자의 다양한 냉난방공조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사진=LG전자) |
|
B2B 사업 역시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칠러(냉동기) 등을 앞세우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은 AI 인프라에 해당하는 후방산업 영역에서 추가 성장기회가 열리고 있어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KB증권은 LG전자의 냉난방공조 매출이 지난해 4조2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85조5000억원으로 2배 뛸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전장 사업은 일시적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아우르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와 그간 확보해 온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전망도 긍정적이다. B2B와 가전 구독 사업을 토대로 수요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구독 사업은 매년 성장세가 가파르고 올해는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최근에는 로봇 제품 LG 클로이도 구독 모델을 적용하면서 구독 제품의 범위를 넓히고 있고 해외 시장도 적극 진출한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강하지 않은 전방 수요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과 달리 가전 매출이 지속 우상향하고 있다”며 “B2B와 구독 가전도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 AI홈에서 에어컨, TV, 냉장고, 정수기, 스마트커텐, 스마트조명 등 다양한 가전과 IoT기기가 연결된 모습.(사진=LG전자) |
|
플랫폼 사업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유럽에 기반을 둔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Athom)을 인수해 다양한 가전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을 계획하는 등 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생태계 안에서 스마트홈을 활용한 사업 모델도 고안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앳홈 M&A는 LG전자가 스마트홈 시장에서 가전 생태계 확장성을 키울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