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서울아산병원 외과 한덕종 교수팀은 지난 14일 당뇨병 환자인 김 모씨(여·37세)에게 뇌사자의 신장과 췌장을 동시 이식함으로써 국내 첫 췌장이식 200건 달성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췌장이식 후 더 이상 인슐린 치료가 필요 없는 건강한 췌장의 상태를 의미하는 췌장의 이식편 생존율은 91.5%(1년)에 달했다.
췌장이식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가 안되거나, 분비된 인슐린이 체내에서 적절히 작용하지 못해 심각한 당뇨 합병증을 보이는 당뇨병 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 인식 부족으로 국내 췌장이식 건수는 279건(미국 2만 6614건)에 불과하다.
한 교수팀의 200례 분석 결과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인슐린 분비 자체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1형 당뇨병 환자가 143명, 체질량지수(BMI)는 정상이며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슐린 치료를 받지만 인슐린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는 2형 당뇨병 환자가 57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자 생존율은 1999년 이후 96.8%(1년), 93.1%(5년)을 기록했는데 이는 췌장이식의 메카로 불리며 2천례 이상의 췌장이식으로 세계 최다수술을 자랑하는 미네소타 대학병원의 97%(1년)와 대등한 수치이다.
한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당뇨가 지속될수록 신부전, 당뇨족, 실명 위험 등 관련 합병증 발생률이 높아져 결국 환자의 생존율은 크게 떨어지게 된다”면서 “당뇨 발생 초기에 췌장이식 수술을 하면 다양한 합병증을 막고 환자 생존율도 크게 높이는 것은 물론 나중에 신장이식을 따로 받아야 하는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 교수팀은 췌장이식에 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수술 200건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 오는 7일 ‘췌장이식 200건 달성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