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향수전쟁 시작됐다

불황에 10~20만원선 명품향수 먹힌다?
해외 명품 향수 브랜드 `국내 러시`
이달 조말론 런던·아닉구딸·르라보 첫선
  • 등록 2012-08-24 오후 6:16:51

    수정 2012-08-24 오후 6:16:51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프리미엄 향수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불황에도 고가 프리미엄 향수를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본 국내외 향수 업체들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딥띠끄, 크리드, 펜할리곤스 등 고가 향수 전문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상륙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조 말론 런던과 아닉구딸 등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에스티로더그룹의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24일과 오는 31일 각각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 차례로 입점한다.

조말론 런던은 1994년 영국에서 출발한 부티크 향수로 1개 제품만 사용해도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섞어 제조해주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론칭 초기에 스타일링 클래스, 이벤트 행사 등을 주기적으로 운영해 한국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역시 24일 `아닉구딸`의 국내 첫 매장을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서관 1층에 오픈했다. 아모레는 지난해 8월 3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프랑스 향수 아닉구딸을 인수했다. 현재 유럽 내 12개의 단독숍과 40개국 1350개의 매장을 통해 연평균 매출 2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심소연 아모레퍼시픽 향수사업부 매니저는 “이번 한국시장 론칭을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40가지의 품목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며 “국내 고급 향수시장 성장 견인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밖에 미국 럭셔리 향수 `르라보` 역시 24일 갤러리아 명품관에 매장을 열었다. 로레알도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고가라인 향수 `프리베`를 올 하반기 국내에 론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051900)도 향수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향수제조 전문 프랑스 기업인 코티와 함께 합작법인 `코티 코리아`를 설립했다.

코티는 1904년 향수전문가인 프랑수아 코티가 파리에 설립한 회사로 브랜드로는 발렌시아가, 끌로에, 마크 제이콥스, 필라소피, 사라 제시카 파커, 베라왕 등이 있다.

코티 코리아는 올 가을 시즌 스킨케어브랜드 필라소피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여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제품은 일반 향수에 비해 10~20배 가량 비싸지만 시장 반응은 뜨겁다. 아닉구딸의 100㎖짜리 여성용 향수는 23만원 선. 조 말론 런던의 30㎖·100㎖ 향수는 각각 8만원, 16만원 대다. 펜할리곤스는 한 병에 35만원인 제품도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매출추이를 보면 프리미엄 일반 향수가 해마다 10%대 매출 신장에 그치는 반면 프리미엄 향수는 30~60% 이상 매출이 뛰었다. 이는 지난해 화장품 전체 매출 신장률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수십만~수백만원대의 명품 가방이나 옷을 구입하는 대신 10~20만원대의 비교적 적은 돈으로 명품을 갖는다는 심리적 만족감 때문에 고급 향수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는 향후 국내 프리미엄 향수 시장이 6~8%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신규 향수 브랜드들의 국내 행렬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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