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고가 프리미엄 향수를 찾는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본 국내외 향수 업체들이 앞다퉈 제품을 내놓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년 사이 딥띠끄, 크리드, 펜할리곤스 등 고가 향수 전문 브랜드가 국내에 속속 상륙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조 말론 런던과 아닉구딸 등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에스티로더그룹의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런던`은 24일과 오는 31일 각각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 차례로 입점한다.
조말론 런던은 1994년 영국에서 출발한 부티크 향수로 1개 제품만 사용해도 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섞어 제조해주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론칭 초기에 스타일링 클래스, 이벤트 행사 등을 주기적으로 운영해 한국 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090430) 역시 24일 `아닉구딸`의 국내 첫 매장을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서관 1층에 오픈했다. 아모레는 지난해 8월 300억원 가량을 투자해 프랑스 향수 아닉구딸을 인수했다. 현재 유럽 내 12개의 단독숍과 40개국 1350개의 매장을 통해 연평균 매출 200억원을 올리고 있다.
이밖에 미국 럭셔리 향수 `르라보` 역시 24일 갤러리아 명품관에 매장을 열었다. 로레알도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고가라인 향수 `프리베`를 올 하반기 국내에 론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051900)도 향수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달 향수제조 전문 프랑스 기업인 코티와 함께 합작법인 `코티 코리아`를 설립했다.
코티는 1904년 향수전문가인 프랑수아 코티가 파리에 설립한 회사로 브랜드로는 발렌시아가, 끌로에, 마크 제이콥스, 필라소피, 사라 제시카 파커, 베라왕 등이 있다.
코티 코리아는 올 가을 시즌 스킨케어브랜드 필라소피 출시를 시작으로 향후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선보여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매출추이를 보면 프리미엄 일반 향수가 해마다 10%대 매출 신장에 그치는 반면 프리미엄 향수는 30~60% 이상 매출이 뛰었다. 이는 지난해 화장품 전체 매출 신장률의 2배를 넘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수십만~수백만원대의 명품 가방이나 옷을 구입하는 대신 10~20만원대의 비교적 적은 돈으로 명품을 갖는다는 심리적 만족감 때문에 고급 향수를 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인 유로모니터는 향후 국내 프리미엄 향수 시장이 6~8%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신규 향수 브랜드들의 국내 행렬이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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