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지하주차장으로 가던 삼성 서초사옥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이런 탄식이 오갔다. 최지성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2인자 자리인 미래전략실장으로 전격 기용된 다음날이다.
최 부회장은 3가지 부류의 직원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는 흡연하는 사람, 둘째는 살찐 사람, 셋째는 영어 못하는 사람이다. 일각에서는 염색을 하지 않아 흰머리가 많이 보이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관전평도 내놓는다.
이는 모두 `자기관리`라는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 흡연은 건강에 좋지 않고, 흡연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탐탁지 않아 한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담배 피우는 직원이 우연히 최 부회장이 옆에 섰다가 "어휴, 담배 냄새~"라며 핀잔을 들었다는 증언(?)은 꽤 많다.
비만과 영어는 게으름과 관련이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은 살찔 일이 없고, 영어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신념이 강하다.
혈혈단신으로 삼성반도체 구주법인장으로 부임한 첫해 혼자 차를 몰고 돌아다니며 100만달러어치 반도체를 판매했던 최 부회장의 신화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당시 최 부회장은 1000페이지짜리 원어 기술교재를 달달 외웠다고 한다.
성실함과 저돌적 성향을 모두 갖춘 최 부회장은 여유 있게 담배 한대 피울 겨를도, 살찔 겨를도 없었다. 그런 그의 눈에 담배를 피우고 살찌고 영어 못하는 직원들이 마음에 들 리 없다.
그룹의 2인자로 올라선 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있는 한, 이 3가지 부류에 해당되는 삼성맨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삼성그룹 내 곳곳에서 금연과 살 빼기, 영어 공부 움직임이 일고 있는 이유다.
삼성 내부에서는 비흡연자 우대정책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최 부회장이 삼성전자 CEO일 때야 자신이 맡은 회사를 상대로 그럴 수 있겠지만, 미래전략실장이 흡연 등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룹 계열사 전체로 그런 제도가 확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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