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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코로나19 피해가 큰 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위한 총 12조원 규모의 민생안정대책 시행을 위해 이번주부터 예산결산위원회 심사 등 국회 논의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논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전국민 통신비 지원과 아동돌봄사업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만 13세 이상 국민에게는 9월 통신비 중 2만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경감하자는 취지에서다. 예산 규모는 9300억원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측 제안으로 4차 추경안에 넣은 통신비 지원안이 전형적인 도덕·재정적 해이라고 연일 비판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 혈세를 걷어 통신비 2만원씩 전 국민에게 지급한다고 해서 1조원 가까운 돈을 큰 의미 없이 쓰는 것 같다”며 “예결위 심사과정에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정부가 선별 지급을 주장하다가 전국민 통신비 지원이라는 보편 복지로 입장을 선회하자 여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소비진작을 위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통신비는 돈이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려 승수효과가 없다”며 비난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도 “통신비 2만원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 9000억원으로 전국에 무료 와이파이망 확대 사업에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 1인당 20만원씩 지급하는 아동 특별돌봄 사업도 사실상 현금 뿌리기식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초등학생 뿐 아니라 모든 중고교 등 모든 학생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통신비와 아동돌봄사업은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경제적 효과나 피해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통신비와 아동돌봄과 통신비 지급 예산의 규모는 9300억원, 1조1000억원으로 총 2조원에 달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신비 지급 등은 경제효과를 감안하지 않은 위로금 차원”며 “차라리 재원을 모아서 다른 곳에 쓰는 것이 현 위기상황 대응에 더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평성, 실효성 논란도 뜨겁다. 정부는 일반업종의 경우 연 매출액이 4억원 이하라면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감소한 경우 새희망자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매출액이 이전보다 10% 줄었든 90% 줄어든 동일한 금액을 받게 된다. 이는 피해가 큰 계층을 두텁게 지원한다던 이번 대책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11일 집합금지 12개 업종 중 유흥시설 등도 지급 대상에 포함할 것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는 공동건의서를 채택하는 등 지원 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일반업종 중에서도 유흥·도박업종, 전문직종(변호사·회계사·병원 등), 부동산임대업자 등은 이번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해 논란이 예고된다. 이들 업종은 기존 소상공인 지원 기준인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제외 대상 업종’에서도 배제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에 따라 복권판매업·경마잡지발행업·성인오락실(도박·사행성 관련), 담배중개업·성인용품판매점·휴게텔·키스방(유흥 관련), 약국·동물병원·법무관련서비스·통관업·금융업·감정평가업(전문직종) 등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택시의 경우 개인택시는 소상공인으로 인정해 지원금을 주는 반면 법인택시는 지급하지 않아 법인택시 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폐업한 소상공인에 대한 50만원의 재도전 장려금 지급 시기도 논쟁거리다. 정부는 폐업 기준일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지난달 16일 이후로 정해 이전에 폐업한 소상공인은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4차 추경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마련했다”며 “8월 15일 이전 폐업한 점포는 1·3차 추경에 반영한 점포철거비 지원 등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