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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12일 오전 본부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전 임원들의 사직서를 받은 후 임원 인사를 통해 재신임 여부를 밝히겠다”는 뜻을 7개 사업본부장들에게 전달했다. 이에 따라 경영위기에 대한 책임과 위기극복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매년 11월말 단행하던 임원인사는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전망이다.
이번 개혁안은 지난달 15일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권오갑 사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권 사장이 당초 ‘발등에 떨어진 불’인 노동조합과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을 먼저 마무리하고 조직개편의 큰 그림을 그릴 생각이었지만 최근 노조가 교섭 중단을 선언하면서 순서를 바꿔 이날 개혁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010620)과 현대삼호중공업에도 해당한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분야 3사 임원 총 260여 명이 재신임 통보를 기다리게 됐다.
현대중공업이 전 임원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고 재신임하겠다는 식의 고강도 개혁안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비상경영 체제에서도 임원들이 임금을 일부 또는 전액 반납하는 정도의 방안이 발표되는 정도였지만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 이후 중책을 맡은 권 사장 입장에서는 보다 더 강도높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세계 조선시장에서 선박 발주가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2009년 3월 당시 민계식 부회장과 최길선 사장은 임금 전액을,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급여의 30~50%를 반납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적자 상태에 빠진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에도 임원 급여 10~30%를 반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대규모 임원 인사와 함께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대신 지원조직은 대폭 축소하고 수익창출이 어려운 한계사업과 해외법인들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할 방침이다.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모두 줄이고 꼭 필요한 것이라 하더라도 삭감해 운영한다는 ‘벼랑끝 전술’을 꺼내든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능력 있는 부장급이 조직의 리더로 발탁돼 현대중공업을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모시켜나갈 방침을 세웠다”며 “새로운 조직에 필요한 임원들은 재신임을 통해 중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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