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역풍'..국내 증시엔 독일까 약일까

미국 양적완화 조기 축소 맞물려 유동성 장세 끝날 수도
중국 경기둔화 우려도 부각..엔저 속도조절은 호재될 듯
  • 등록 2013-05-24 오후 4:05:28

    수정 2013-05-24 오후 4:05:28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아베노믹스가 역풍을 맞으면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미국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과 맞물려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중국 경기마저 주춤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엔저가 어느 정도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일본 증시는 이날 간신히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변동성이 심했다.

전날 니케이지수는 7.3%나 급락했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10.55%) 이후 가장 낙폭이 컸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연 1%대를 돌파하면서 엔저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시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지난 6개월 동안 닛케이지수가 80% 가까이 급등한 탓이다. 유동성만으로 단기급등했다는 점에서 추가 조정을 예상하는 분석이 많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팀 부장은 “아베노믹스로 단기급등했던 일본 증시가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났다”며 “상승동력이었던 엔저기조가 더이상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증시는 유동성의 힘으로 오른 만큼 불안정성이 높았다”며 “유동성을 푼다고 하루 아침에 경기가 좋아질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물론 유동성 덕분에 오른 글로벌 주식시장 전체가 조정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일본 증시 폭락이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가 무너지는 전조현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을 거론한 것 역시 유동성 장세의 변수로 꼽힌다. 중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그렇다면 글로벌 유동성 변수들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우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조기에 가시화되면 국내 증시에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동성이 줄면 그만큼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의 부작용은 단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증시의 조정에 따른 외국계 자금의 재유입, 엔저속도 조절 시그널 등은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국채금리 상승은 중장기 리스크 요인이지만 단기간내 아베노믹스의 실패로 직결되진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엔저 속도조절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재 부장도 “장기금리 상승을 막으려면 엔저기조를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의 상승과 엔저의 진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 국내 수출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종우 센터장은 “한국시장이 글로벌 유동성 장세에서 소외된 이유는 일본 때문이 아니라 한국시장 자체가 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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