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한전의 논리‥KDI "통합구매 효과없다" 반박

현실적 통합구매 물량 제한적..효과 의문 주장
"한전 스스로도 통합구매 대신 개별구매 해와"
가격 시황에 의존..위험분산·개별구매가 중요
  • 등록 2010-07-09 오후 2:00:00

    수정 2010-07-09 오후 2:00:00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한국전력(015760)이 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발전자회사와의 재통합 주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통합구매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논거가 놓여 있다.

한전은 5개 발전자회사가 각각 구매하던 물량을 합쳐서 한꺼번에 구매하면 연간 8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지식경제부의 연구용역을 받은 한국개발연구원(KDI)는 9일 한전의 이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연구결과는 내놨다. 대량구매에 따른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KDI는 발전자회사의 재통합보다는 경쟁구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까지 도출했다.

KDI에 따르면 5개의 발전자회사의 연간 유연탄 구매량을 모두 합치더라도 현실적으로 통합구매할 수 있는 물량은 200만~300만톤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개별 발전자회사의 연간 구매규모인 1164만~2069만톤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물량이다.

연구를 진행한 이수일 KDI 연구위원은 "5사의 연간 구매량을 모두 합치면 총 7100만톤 수준이지만 현실적으로 1곳의 구매처에서 이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하나의 사업장에서 받을 수 있는 최대 물량은 한번에 200만~300만톤 수준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결국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재통합을 통해 원료 통합 구매에 나서더라도 현실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구매물량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서 더 나가가 KDI는 "200만~300만톤을 구매한다고 해서 더 할인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발전자회사들은 연간 물량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50만~100만톤씩 끊어서 구매를 진행해왔고, 해를 거듭할수록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한전 역시 발전자회사 분할 이전인 지난 99년 맺었던 39건의 장기계약 가운데 100톤을 초과하는 계약은 단 4건에 불과했다. 이는 통합구매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준 사례라고 KDI는 꼬집었다.

이 연구워원은 "유연탄 판매처가 우리나라 이외의 대형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면 모를까, 일본, 중국, 인도 등 대형 구매자가 다수 존재하는 상황에서 구매협상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며 "공급자 중심의 시장에서는 통합구매를 통해 구매물량을 늘려도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DI는 이처럼 통합구매의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개별구매에 따른 위험분산과 저가경쟁의 효과는 입증되고 있다`며 경쟁체제를 더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KDI에 따르면 B발전회사의 경우 금융위기 이전 구매로 2009년 다른 발전자회사에 비해 38% 구매단가가 높았다. 그만큼 구매시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또 2001년 분리 이후 2008년까지 국제가격은 302.8% 상승한 데 비해 국내 구매가는 135.2% 상승하는데 그쳤다며 분리를 통한 경쟁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제 에너지시장의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은 구매물량의 크기보다 시황에 의해 결정된다고 봐야 한다"며 "구매위험을 분산하는 개별구매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특징주)한국전력 강세..가격 메리트 부각
☞"민간 발전소가 훨씬 효율적..한전 자회사, 경쟁시켜야"
☞한전, `임금피크제` 수정안 마련..이사회 결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천상의 목소리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