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尹 탄핵 가결 순간…野 환호성, 與 ‘침통·혼돈’ [尹 탄핵소추]

긴장·침묵 속 “가 204표”에 짧은 환호성과 박수
‘탄핵 찬성 시위’ 김상욱, 인터뷰 도중 눈물 삼켜
침묵하던 여당, 직후 의총서 “한동훈 사퇴” 분출
  • 등록 2024-12-15 오후 5:34:37

    수정 2024-12-15 오후 5:34:37

[이데일리 김응열 조용석 김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지난 14일 여야는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윤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야당에서는 표정관리 속 환호가 터지기도 했지만 여당은 침통과 혼돈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가 열린 지난 14일 국회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투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당일 본회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당초 오후 4시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마라톤’ 비상의원총회를 이어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다소 늦게 도착했다.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표결은 참여하되 탄핵은 부결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지난 7일 1차 탄핵소추안 표결 때는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하고 국민의힘 의원들 전원 투표하지 않았다.

오후 4시6분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의를 선언하며 본회의가 열렸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단상으로 나와 제안설명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20분에 걸쳐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내란으로 규정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찬성투표를 호소했다.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서로 대화도 나누지 않으며 차분한 모습을 지켰다. 앞서 열린 대정부 현안 질의에서 고성과 삿대질이 오간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투표 시작 후에도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무기명 투표를 위해 의원들이 나란히 줄을 선 가운데 대부분 입을 다문 채 사적인 얘기도 잘 주고받지 않았다.

투표를 마친 여당의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떠났다. 지난 13일과 14일 연속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 찬성 1인 시위를 진행한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과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를 지켰다.

개표를 마친 약 오후 5시 우 의장이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라며 윤 대통령 탄핵안소추 가결을 발표했다. 침묵을 지키던 야당쪽 의석에서 “와!”하는 짧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박수소리도 들렸으나 금세 사라졌다. 이후 본회의 산회를 선언하기 전까지도 의원들은 감정표현을 자제했다.

야당 의원들은 산회 이후 악수하며 자리를 비웠고 여당 의원들도 고개를 떨군 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김상욱 의원은 한동안 자리에 엎드려 앉아있었다. 김 의원은 본회의장을 나간 뒤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더 성숙한 계기가 됐음 좋겠다. 그리고 우리 헌정사에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없었으면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삼켰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안건으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탄핵안 개표 중 머리를 앞으로 기대고 있다. (사진=뉴시스)
본회의장에서 침묵을 지킨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비로소 감정을 쏟아냈다. 이들은 탄핵의 책임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돌리며 지도부 사퇴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 대표는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저는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며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 전원 사퇴로 인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은 16일 향후 지도부 체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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