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의 시발점으로 지목되자 신천지 교회 주변에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인근 상가 주인들은 신천지 때문에 매출이 급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는 이유로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황당한 소문이 돌까 우려하는 가게들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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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때문에”…매출 급감에 헛소문 걱정까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이데일리가 서울 곳곳 신천지 관련 시설을 방문 조사한 결과, 지난달 22일 행정당국에 의해 폐쇄 조치된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신천지 신도 간 감염이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집단 발생의 계기라는 지적 때문에 교회 건물 주변까지 인적이 자취를 감추었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이 신천지 교회 근처 접근 자체를 꺼린 탓이다.
국숫집 인근 다른 식당 대부분도 매출이 급감한 건 마찬가지였다. 빈대떡 가게의 사장 A씨는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장사가 잘되고 있었는데 신천지 교회 옆이란 이유로 매출이 반토막났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한 손님은 전화로 “가게가 혹시 신천지 교회 근처 아니냐”고 묻고는 A씨가 맞다고 하니 “그러면 못 가겠다”고 뚝 끊었다.
신천지 교회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가짜 소문’이 돌까 가게 주인들은 걱정에 빠졌다. 서울 구로구에서 사우나를 운영하는 조병락(66)씨는 “다른 곳은 매출이 평소의 30%라도 나온다는데, 우리는 신천지와 같은 건물에 있단 이유로 10%밖에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인터넷에 신천지 교회라며 우리 사우나 사진까지 올라와 단골들도 전화로 ‘문 닫았느냐’고 물어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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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이들이 찾는 병원은 신천지 교회 주변에 있다는 이유로 더 큰 고통을 받는다. 서울의 한 신천지 교회 근처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김모 원장은 “신천지 교회 폐쇄 전까진 일부 신도들이 이곳에서 치료를 받기는 했을 것”이라며 “감염 우려 때문에 신천지 신도를 못 들어오게 조치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진료 거부는 의료법 위반이라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어린이집도 학부모들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어린이집 원감 B씨는 “아무래도 신천지 교회 인근에 있어 최근 부모님들의 걱정이 많이 들려오는 편”이라며 “학부모들에게 신천지 신도인지 다 물어볼 수도 없어 부모 출입 금지, 체온 측정, 손 소독 등을 철저히 하면서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일부 음식점은 입구에 ‘신천지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문구를 적어놓는 등 직접 신천지와 무관하다고 호소한다. 또 일부 지역 카페에선 시민들이 신천지와 상관 없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게끔 가게에 ‘신천지 OUT’ 스티커를 붙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