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 사이에서는 담배 피울 곳을 찾기 어려워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부의 금연정책이 어느 정도 성공한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서울 시내를 다니다 보면 편의점 주변이나 건물 후미진 곳, 음식점 앞에서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흡연자들 입장에서는 독한 마음먹고 담배를 끊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따라서 흡연의 즐거움 보다 담배 피울 장소를 찾는 어려움이 더 크지 않는 한 흡연자들의 숨바꼭질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10월, 담배회사인 JTI코리아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해운대에서 흡연실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원래 금연구역인 해수욕장에 흡연실을 설치해 흡연자도 마음 편하게 흡연을 즐길 수 있고 비흡연자들도 쾌적하게 바닷가를 거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흡연실은 영화제 기간 동안 흡연자뿐 아니라 비흡연자들로부터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흡연실 설치비용이 문제라면 담배 판매로 연간 2조원이 걷히지만 정작 흡연자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1% 수준 밖에 안 되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활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