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장사없다’..SSM도 속속 문닫아

소비침체·경쟁심화·정부규제로 폐점 잇따라
  • 등록 2012-10-25 오전 11:53:04

    수정 2012-10-25 오전 11:53:04

[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동네슈퍼를 밀어내고 거침없는 확장세를 보이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소비침체와 경쟁격화, 정부의 영업규제에 밀려 속속 점포문을 닫고 있다. 비교적 상권이 잘 발달한 서울과 수도권만 해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폐점한 점포가 8곳에 이른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지난해 서울 봉천점과 가양점, 대전 노은점, 청주 분평점을 폐점했다. 관악구의 도로계획에 포함돼 어쩔 수 없이 폐점한 봉천점을 제외하면 나머지 3곳은 모두 매출부진으로 문을 닫았다. 가양점과 분평점은 상권내 세대수가 줄어든 영향이 컸고, 노은점은 반경 500m 이내에 롯데마트가 새롭게 들어서면서 타격을 입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올해 부산 당감점, 서울 시흥점에 이어 지난달 마산 중앙점을 폐점했다. 마산 중앙점은 지난 2010년말 지역상인들의 반발을 무릅쓰면서 문을 열었으나 2년도 안돼 폐업하는 상황을 맞았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지만,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마트가 있고 주변에 동네 슈퍼마켓만 10여개가 넘어 장사가 잘 안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GS수퍼마켓은 지난해 서울 상계중앙점과 천안 청당점에 이어 올해 5월 서울 강서구 방화점을 폐점했다. 방화점은 지난 2010년 문을 열었으나 매출부진에 정부의 의무휴업 조치까지 겹쳐 결국엔 문을 닫았다. 현재 이 자리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이 들어서있다.

이마트(139480) 에브리데이는 올해 전남 장성점과 남양주시 진접점, 서울 발산점, 화성 반송점, 대구 진천점 등 5곳이 문을 닫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와 상권이 겹치는 곳을 중심으로 매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문을 닫는 점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 전반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데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한동안 중단했던 영업규제를 다시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오는 11월이면 대부분의 자치구들이 대형마트와 SSM 규제에 들어간다.

염민선 대한상공회의소 선임연구원은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규제가 있는데다 최근 유통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신규출점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 SSM의 성장전망이 밝지는 않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 현재 롯데슈퍼와 GS수퍼마켓,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 에브리데이 4개사의 점포수는 총 1159개로 올들어 158개 늘었다. 지난해 늘어난 점포수(270개)의 3분의 2 수준이며, 주로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 형태로 문을 열었다.

기업형 슈퍼마켓들도 불황과 경쟁격화, 정부의 영업규제 묶여 폐점하는 곳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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