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서 집단 성관계·마약한 北 청소년들”…함흥시 발칵

北 당국, 목욕탕·미용실 음란행위 근절 나서
“발각 시 ‘6개월 노동단련형·농촌 추방’” 지시문 배포
  • 등록 2024-10-09 오후 6:21:51

    수정 2024-10-09 오후 6:21:51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최근 북한 함경남도 함흥시의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목욕탕을 빌린 뒤 집단 성관계를 하며 마약까지 흡입한 사실이 드러나 현지에서 큰 논란인 가운데, 북한 당국이 미용실, 목욕탕 등과 같은 편의봉사시설에서 발생하는 음란 행위를 근절하겠다고 나섰다.

평양 제1목욕탕 내부.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9일 데일리NK에 따르면 함경북도 소식통은 “내각 인민봉사총국이 지난달 10일 전국 편의봉사망에 ‘미안(피부미용)과 미용실, 안마, 목욕탕 등 편의봉사시설에서의 문란 현상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지시문에는 ‘사회질서 문란 행위를 근절하라는 지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발각될 경우 6개월의 노동단련형에 처해지거나 사안이 엄중할 경우 농촌으로 추방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내용의 지시문은 국영 편의봉사시설뿐만 아니라 기업소, 단체 및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에도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에서는 세금을 징수하려는 목적으로 주민들의 개인 사업을 허가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시설과 서비스 질 등을 이유로 국영 편의봉사시설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을 더 선호하는데 문란한 행위들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돈 있는 사람들이 목욕탕에 가면 응당 안마까지 받는 것이 관례고, 안마를 하면서 매음 행위까지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돈 벌겠다고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아무리 경고해도 편의봉사시설에서 이뤄지는 음란 행위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또 단속에 걸린다고 해도 뇌물로 법적 처벌을 모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행위는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함흥시의 한 고급중학교 남학생 3명과 여학생 3명이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성관계를 가진 사건이 발생했다.

목욕탕은 원래 남녀가 함께 들어갈 수 없지만, 이들은 목욕탕 책임자에게 정식 이용 가격 외에 70달러(한화 약 9만6000원)를 더 찔러주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통째로 빌려 쓴 것으로 알려졌다.

목욕탕 책임자는 최근 손님이 줄어 돈을 벌기가 힘들자 70달러를 주겠다는 학생들의 제안을 받고 옳지 못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목욕탕을 내줬다고 한다.

목욕탕 이용 가격은 1인당 북한 돈 1만5000원으로,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1.2달러다. 70달러면 거의 60명의 손님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라 목욕탕 책임자가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는 것.

학생들이 목욕탕을 통째로 쓰며 집단으로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은 해당 학생 중 1명이 자랑삼아 다른 친구에게 이야기하면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한 주민 함흥시 안전부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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