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린 코스닥..`또 다시 개미들의 지옥`

  • 등록 2011-09-26 오후 3:53:09

    수정 2011-09-26 오후 3:53:09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개인투자자가 하루 거래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이 붕괴됐다. 코스닥 지수가 사흘 만에 7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96포인트(-8.28%) 내린 409.55를 기록했다. 지난 21일 477.51로 장을 마감한 이후 3거래일 만에 15% 가까이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1.8% 하락한 것을 고려해도 코스닥 시장이 더욱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개별 종목의 낙폭은 더욱 컸다. 특히 최근 정부의 지원 방안 발표에 힘입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던 차바이오앤을 비롯한 줄기세포주가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커졌다.

차바이오앤(085660)은 이틀 사이 23% 급락했다. 개인은 지난 한 주 동안 527억원 규모의 차바이오앤 주식을 사들였다. 평균 매수가격은 1만4822원으로 평가손실 -20%를 넘겼다. 증시 전문가들이 손절매 기준으로 삼는 범위를 이미 넘어선 셈이다.

차바이오앤뿐만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사들인 종목은 대부분 시장 대비 하락률이 컸다. CJ E&M(130960) 아이씨디(040910) 성광벤드(014620) 톱텍(108230) 등 최근 일주일 사이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은 일제히 10% 이상 급락했다.

반면 기관이 주로 사들인 다음 네오위즈게임즈 에스엠 등은 5%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코스닥 시장이 망가질수록 코스닥 시장 매매를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도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매매 관여 비율은 95%가 넘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이 유독 대외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에 대해서 심리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주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기관투자자들이 일부종목을 제외하곤 투자를 기피하는 등 지수 하락시에 하단을 받쳐줄 세력이 없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테마주가 급등하는 이유와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이유는 맥락상 같다"며 "펀더멘탈을 기준으로 투자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오를 때도 내릴 때도 다른 시장보다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종목이 190개에 달한다는 점도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아가방컴퍼니(013990) 보령메디앙스(014100) 등 올해 들어 별다른 펀더멘탈 변화없이 급등세를 지속한 종목들이 하한가까지 밀려난 것도 심리적인 영향 탓이라고 증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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