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청와대 회동, 그룹 총수들 첫마디는?

이건희·강덕수 회장 "(특별한 공생방안) 없습니다"
정몽구 회장 "(5천억 기부) 잘된 일이죠"
주파수 전쟁..이석채 회장 "뭘 그런 걸"vs 최태원 회장 "허허"
  • 등록 2011-08-31 오후 12:49:41

    수정 2011-08-31 오후 5:31:26

[이데일리 김현아, 윤종성, 안재만 기자] 31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공생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한 30대 그룹 총수들은 상당히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12시 공식 행사에 앞서 30~40분 전부터 도착하기 시작한 그룹 회장들은 행사에 앞서 기자들을 만났지만, 대부분 각 그룹의 공생방안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 이건희 회장 "내용 없어요"..기존 공생방안 가다듬을 것 

가장 먼저 도착한 조양호 한진(002320) 회장과 뒤이어 도착한 신동빈 롯데 회장, 구본무 LG(003550) 회장, 허창수 GS(078930) 회장(전경련 회장) 등은 아무 말 없이 행사장에 들어섰다.   정준양 포스코(005490) 회장은 "열심히 잘하겠다"고 말했고, 정용진 신세계(004170) 부회장은 "나중에 들어갔다 온 뒤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나 강덕수 STX(011810) 회장은 오늘 발표할 새로운 공생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청와대와의 공식 회의 전에 언론에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보거나, 오늘 새롭게 추가되는 획기적인 공생 방안이 있는 게 아니라 기존에 추진했던 일들을 가다듬고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비춰진다.

삼성그룹은 이날 오전 추석 명절을 맞아 협력사 물품대급 1조1400억원을 애초 지급일보다 1주일 정도 빠른 9월5일 쯤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전 관계사가 재래시장 상품권 490억원 어치를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20만원 씩을 지급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민계식 현대중공업(009540) 회장은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및 자금 지원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민 회장은 공생발전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민관 공동으로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협력사 자금지원도 하고 있으며, 아산나눔 재단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정몽구 회장 "5천억 기부, 잘된 일이죠"   이날 언론의 관심은 최근 5000억원의 사재를 해비치 재단에 기부해 '기부王'이 된 정몽구 현대자동차(005380)그룹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어떻게 5000억원을 기부하게 됐고 평소 저소득층 자녀의 학업능력 향상에 관심이 있었냐는 질문에 "잘된 일이죠"라면서 "좋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정몽구 회장의 5000억 사재출연외에 현대차는 최근 협력업체 납품대금 1조1500억원을 선지급해 추석 자금으로 쓸 수 있게 했고, 직원들의 설·추석 명절 상여금을 현금대신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어치를 했다. 

한편 최태원 SK 회장과 이석채 KT(030200) 회장은 최근 종료된 주파수 경매 전쟁의 결과에 서로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석채 회장은 경쟁사(SK텔레콤(017670))의 주파수 경매 금액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뭘 그런 걸 묻느냐"고 말했다. 반면 최태원 SK 회장은 주파수를 너무 비싸게 사서 하이닉스를 인수할 여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허허"라고 다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통신용 주파수 경매 결과 SK텔레콤은 KT와의 혈전 끝에 최저경쟁가의 곱절이 넘는 9950억원으로 1.8㎓ 대역(20㎒ 폭)을 차지했으며, KT는 2610억원으로 800㎒ 대역(10㎒ 폭)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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