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은행실적)①반토막 순익 "잔치는 끝났다"

신한은행 순익 감소폭 최소..우리은행은 최대
역마진 우려 확대 "1분기 최악 NIM 나올수도"
경기하강·구조조정 본격화…"올해도 수익감소"
  • 등록 2009-02-16 오후 2:19:57

    수정 2009-02-16 오후 6:27:37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금융위기는 그야말로 금융위기였다. 국내 4대 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007년의 딱 반토막이다.

매년 사상최고 순이익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배당과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분위기는 온 데 간 데 없다.

이자 수익성이 반짝 개선되는 듯 했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가파른 정책금리 인하로 은행들은 역마진까지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 4대은행 순익 50% 급감

16일 각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3조6659억원으로 2007년 7조5666억원에서 51.5%감소했다.
 
▲ 4대 은행 지난해 순익 현황
그나마 순익 감소 폭이 가장 적은 은행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1조4467억원으로 29.5% 줄었다. 순익이 45% 감소한 국민은행(1조5108억원)의 뒤를 바짝 추격했다.

우리은행은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파생 투자 손실, 기업 구조조정 여파를 가장 크게 받아 순익이 전년보다 8분의 1로 줄었다. 하나은행도 순익이 절반 이상 날라갔다.

4대 은행의 순익이 급감한 것은 기업과 가계 부실 등에 따른 충당금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악재도 겹쳤다. 국민은행은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보유하게 된 KB금융지주 지분을 6000억원의 손실을 입고 팔았으며,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은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태산엘시디 등 키코 후폭풍에 몸을 떨어야 했다.

김중회 KB금융지주 사장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다"면서 "순익이 대폭 줄어든 것은 경기하강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NIM 4분기 반짝 상승 그칠 듯

은행들의 연간 수익성은 전체적으로 하락했지만, 분기별로 떼어 보면 4분기 중 부분적으로 반등세를 나타냈다.
 
▲ (은행+카드 합산 수치-신한은행 제외)
국민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분기이후 처음으로 3%대를 회복했다. 신한은행(카드 미포함)과 우리은행도 각각 2.14%, 2.31%로 3분기 대비 0.04%포인트, 0.15%포인트씩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대출금리도 연동 상승해 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이 같은 반등은 추세로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히려 올해 1분기 중에는 최악의 NIM 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예대마진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대출 70%이상이 급락하고 있는 CD에 연동돼 있는데, 조달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중 판매한 고금리 금융채와 정기예금으로 한동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역마진 방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배당..적거나 없거나

은행들은 순익이 급감하자 매년 벌여왔던 배당잔치를 못하게 됐다. 무배당 또는 최소배당에 그쳤다.

KB금융(105560)지주는 출범 첫 해인데도 불구하고 주주들에게 수익을 나눠주지 못했다. 신한금융(055550)지주의 경우 보통주는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고 상환우선주에 대해서만 2449억원 어치 배당한다.

하나금융지주(086790)는 주당 100원으로 총 209억원 규모, 우리금융지주(053000)의 경우 주당 35원씩 총 24억5000만원 규모로 배당액을 최소화했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이 배당을 하지 못하거나, 하더라도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쳤다"면서 "정부가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하고 배당을 최소화하라고 권고했고 올해도 본격적인 경기 하강과 기업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감소가 불가피한 만큼 주주들에게 이해를 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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