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남용 부회장 "M&A 검토중..하이닉스엔 관심없다"

"인수합병 기회는 검토중..하이닉스는 제외"
"브랜드, 차별화상품, 미래산업 등 투자확대"
  • 등록 2009-02-09 오후 2:10:48

    수정 2009-02-09 오후 4:54:08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9일 M&A(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 모두 검토대상"이라며 "현재 여러가지 기회를 많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차례 얘기했던 대로 생각이 없다"며 "지금 메모리반도체시장의 구조에서 우리가 뒤늦게 경쟁에 참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올해 기존사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릴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차별화된 상품과 브랜드, 디자인 등에 대한 투자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이나 LED 등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 역시 늘리겠다고 덧붙였다.

남용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남용 LG전자(066570)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주요내용.

-최근 경영상황은.

▲CIS지역은 약 70% 정도 시장수요가 줄어든거 같다. 미국만해도 가전시장은 30%가량 줄어든거 같다. 영국, 독일, 이태리, 스페인 등도 20~40% 줄어들었다. 글로벌업체들은 누구나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도 11월달에 달러 기준 매출이 20% 줄었고, 12월에는 10%정도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달에 17% 감소했다. 올해 연간으로도 10~20%정도의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다만 환율영향으로 원화기준으로는 늘어나는 착시현상이 있다.

-비용감축을 언급했는데 해고의 형태는 얼마나 되나.
▲인위적으로 인력을 내보내는 것은 당분간 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 한국내에서 20%정도를 재배치해서 향후 성장분야쪽으로 배치할 생각이다.
 
일본업체들의 대규모 감원을 각사에 맞춰 코스트를 시뮬레이션해봤더니 한국 돈으로 4조. 영업이익률로는 2~4%의 영업이익률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갈거다.

-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관심이 있는 분야는 많다. 하지만 인수합병은 관심이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있고, 물건이 좋아야 하고, 가격이 맞아야 한다. 10개를 검토하면 1개가 이뤄질까 말까다. 인수합병을 위해선 성공하기 위해선 신중해야 한다. 여러가지 기회를 많이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포트폴리오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물건은 다 대상이 된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은?
▲수차례 얘기하지 않았나. 생각이 없다. 지금 메모리반도체시장의 구조에서 우리가 뒤늦게 경쟁에 참여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우리는 그동안 반도체없이 사는 법을 배웠다.

-사업 구조조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PDP모듈에 대한 계획은?
▲그동안 사업구조조정 많이 했다. PDP사업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 PDP사업의 캐시플로우가 마이너스냐 플러스냐에 대해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PDP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캐시플로우가 마이너스는 아니다. 방침은 확고하다.

-3조원의 비용절감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인력조정없이 가능한가.
▲우리 사원들이 8만2000명인데 위기극복에 얼마나 동참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지난해 8월에 전사적으로 위기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었고 사원들도 위기극복에 동참하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1차적으로 7200억원의 비용절감이 나왔고 2차, 3차까지가니 1조2000억원까지 효과가 나왔다.
 
또 우리 매출에서 영업이익을 빼면 모두 구매의 영역이다. 은행과의 거래, 변호사 고용 등 단순한 재료외에도 모두 구매다. 얼마든지 가능한 부분이 많다.

-향후 투자계획은?
▲차별화된 상품에는 투자를 늘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브랜드에 대한 투자도 마찬가지다. 다만 생산부문의 경우 기존 설비투자에서도 최대한의 물량을 생산해낼 수 있다고 본다. 취임후 2년내 3배의 생산성을 언급했는데 1년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미 249%의 생산성 개선이 있었다.
 
에어콘의 경우 환율영향도 있지만 중국보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더 싼 경우도 생기기 시작했다. 설비투자와 관련해 기존사업에 대해 경상투자이외에 확장할 필요는 없을듯 하다. 다만 태양광이나 LED 등 미래사업은 생산,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래전략이 잘 안보인다는 지적들도 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의 점유율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아직 못했다고 생각한다. LG전자의 LCD TV시장 점유율이 10%초반인데 왜 우리가 거기서 그쳐야 하나. 휴대폰사업도 마찬가지다. 아직 기존사업들의 모멘텀이 죽지 않았다. 휴대폰시장의 노키아나 TV시장의 삼성전자와는 다르다. 다만 산업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시장들에서는 많이 찾고 있다. 헬스케어와 환경 등은 기회를 많이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인력감축이 없다고 했지만 지속될 수 있나
▲해외에 있는 공장들을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조정은 있을수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사무기술직이 2만명인데 연구개발인력이 거의 반 이상이다. 이들은 해고의 대상이 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 LG전자 인력처럼 훌룡하게 훈련된 사람들을 밖에서 찾기는 어렵다.
 
다만 적성이나 생산성 등의 측면에서 이들 인력중 상당부분을 앞으로의 성장분야에 배치할 수 있다. 지금 환율에는 거품이 있다고 보이는데 거품이 꺼지면 구조조정을 해야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한국이라고 이 위기에서 안하고 넘어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숫자는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방침중에 하나는 어려울때일수록 훌룡한 인재를 뽑기 좋다는 것이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는데는 과감하게 할 생각이다. 숫자에 구애받지 않을거다.

-외국인 임원 영입으로 조직문화 등에서 변화가 있나.
▲외국인 임원 영입은 그냥 폼으로 하는게 아니다. 각 국가의 우수한 인재를 뽑아 쓸 수 있는 회사가 경쟁력이 있겠나. 아니면 이들이 기피하는 회사가 성공할 확률이 높겠나. 너무나 자명하다. 최근 1년사이에 많은 변화들이 이뤄지고 있다. 본사는 물론 해외법인에도 과거와 달리 인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잡 쉐어링 등이 추진되고 있는데
▲잡 쉐어링의 경우 이미 들어와있는 사람을 안내보내는 것인데, 생산성을 올리지 않는 것은 넌센스다. 지금의 일은 보다 적은 사람이 할 수 있도록 하고 남는 인력은 신규사업에 넣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기존의 월급을 공유하면서 10명의 일을 12명이 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른쪽으로 기회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와 비교를 많이 한다
▲삼성전자와 같은 훌룡한 회사가 가까운데 있다는 것이 자극이 많이 된다. 그런 경쟁이 두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삼성이나 우리나 이기는 회사는 경쟁을 보지 않고 고객을 봐야 한다. 경쟁에 초점을 맞추면 의미가 없다. 삼성전자의 공급망관리나 성과주의적 문화 등 배워야 할 점이 많다.

하지만 전략은 배우지 않는다. 고객에게 남들이 없는 가치를 만들어주는게 우리의 미션이다. 우리는 고객에게 주는 가치에 관한한 모방을 할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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