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원내대표에 나경원·정진석·유기준 나선다(종합)

나·정·유 모두 “靑과 수직적 관계 아닌 협력관계 구축”
대야(對野) 관계도 협력중시, “여야정 정책협의체 가동”
유기준 ‘합의추대’ 거부하며 사실상 경선으로 가닥
  • 등록 2016-05-01 오후 4:15:50

    수정 2016-05-01 오후 4:15:50

나경원·정진석·유기준 새누리당 의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4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정진석·유기준 의원이 나섰다. 3파전 구도가 되면서 사실상 합의추대가 아닌 경선을 치르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는 각각 김재경·김광림·이명수 의원이 동반 출마하기로 했다. 계파별로 보면 색채가 옅은 비박근혜계인 나 의원과 친박계인 정 당선인 그리고 유 의원으로 분류된다.

靑과 수평적 관계…대야(對野) 협의 중시

계파색은 다르지만 후보 모두 탈계파를 외쳤고 청와대와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쌍방향 소통을 통한 협력관계 구축을 내세웠다. 대야(對野) 관계를 이끄는 방향에서도 ‘통 큰 덧셈의 정치’ ‘여야정 정책협의체 상시 가동’ ‘협의 정신’을 강조하며 20대 국회는 대타협과 화합의 장이 돼야 한다고 했다.

먼저 나 의원은 1일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계파 갈등이 극렬히 표출된 것”이라며 “저는 정치에 입문한 이래 단기적 이익에 이끌린 계파 정치가 아니라 오로지 국민과 대한민국의 장래만 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다”고 했다. 이어 △민주정당의 기본으로 돌아가겠다 △헌법기관으로서 의원 개개인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최대한 존중하겠다 △청와대·정부와는 쌍방향 소통을 상시화해 진정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겠다 △3당 체제를 맞이해 통 큰 덧셈의 정치를 실천하겠다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방안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러닝메이트인 김재경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돕고 할 말은 하겠다”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4대 개혁 등에 집중해 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을 계속 주도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원내대표 후보 출마를 포기하고 나 의원과 단일화를 이뤘다.

정 의원도 출마 회견에서 “야당이 의회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당과 청와대의 수평적 협력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중요한 정책이든 입법이든 당과 청와대가 사전에 긴밀하게 협의한 후 야당과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당은 혁신해야 한다. 친박과 비박이 싸워서는 안된다”며 “혁신의 출발은 계파를 따지지 않고 의원 개개인의 능력과 전문성만을 토대로 최강의 정책 전문가팀을 구성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닝메이트로 나선 김광림 의원은 “집권여당의 정책을 책임질 사람으로서 저는 야당을 설득할 수 있는 전문성과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인맥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다음 선거에는 ‘그래도 경제는 새누리당이야’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출마선언을 먼저한 유 의원은 이날 합의추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나 의원과 정 당선인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누리당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합의추대만이 오직 당을 위한 길이고 경선을 하는 것은 계파 갈등으로 비쳐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파를 없애는 것은 의원 개개인이 독립적이고 자율적 판단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원내대표가 된다면 선명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계파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당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합의추대 사실상 불발…피 튀는 경쟁 돌입

나·정·유 후보가 나란히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가운데 원유철 원내대표가 중재에 나선 합의추대는 사실상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가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데다 나·정 두 후보도 각각 정책위의장을 낙점하고 경선 출마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이로써 오는 3일 열리는 경선에서 어느 후보에 표가 쏠릴지 주목된다. 경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 간 결선투표를 거쳐 최종 당락을 가르게 되는 만큼 세 후보 중 어느 누구의 당선을 확실히 점치기는 어렵다. 그만큼 당내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선거전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나 후보는 초·재선 사이에서도 높은 인지도와 두 차례에 걸친 연쇄 당선인 회동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4선 여성의원이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 후보는 차기 국민의당 원내대표인 박지원 의원과 과거 청와대 정무수석과 야당 원내대표로 함께 호흡을 맞춘 사이다. 그는 “1988년도 기자시절에 미국에서 박 의원을 처음 만났고 최근 원내대표에 추대됐을 때 축화전화도 했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유 후보는 탈계파 선언을 하며 통합행보에 나섰지만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경선 출마 문제로 각을 세우면서 친박계의 표심 이탈이 최대 변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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