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방치한 점…알고보니 피부암

점과 생김새 비슷 색·크기 변하면 의심해야
치료시기 놓칠 경우 뼈·신경으로 전이되기도
  • 등록 2012-05-29 오후 1:40:00

    수정 2012-05-29 오후 1:40: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9일자 3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정유진 기자] 골프를 즐기는 사업가 이원종(55)씨는 거울을 보던 중 얼굴에 예전에 없던 점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혹같이 돌출돼 있는데다 점의 경계도 불분명해 보기 흉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점이겠거니 하고 내버려뒀다. 하지만 며칠이 지난 후 사우나에서 점에서 진물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병원을 방문해 조직검사를 받은 결과 피부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골프, 테니스 등 야외 레저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피부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여름이면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태양이 작열하는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을 해운대나 경포대 해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광욕과 함께 자외선 노출은 피부암의 주된 발생 원인이다. 문제는 과거 국내 피부암이 흔치 않아 피부암에 대해 잘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피부암은 다른 암과 달리 눈에 종양의 상태가 보여 진단이 쉬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점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29일 김원석 강북삼성병원 피부과 교수팀에 따르면 최근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 374명을 대상으로 피부암 사진 5장과 피부암이 아닌 사진 5장을 놓고 이를 구별케 하는 조사를 한 결과, 5개의 피부암 사진을 모두 찾은 만점자는 0.3%, 80점 4%(4개 맞춤), 60점 30.6%(3개 맞춤), 40점 56%(2개 맞춤), 20점 8.6%(1개 맞춤), 0점 0.5%였다. 국내 발생률이 높은 위암이나 간암 등에 대한 상식이 넘쳐나는 것과는 대조되는 부분이다.  
▲피부암은 점과 색깔과 모양이 비슷해 치료를 놓치기 쉽다(사진=강북삼성병원 제공).
피부암은 얼핏 보기에는 점과 생김새가 비슷하다. 하지만 ▲원래 있던 점의 색깔이 변하거나 크기가 커진거나 ▲새로 생긴 점의 경계가 모호하고 얼룩덜룩한 색깔을 띠고 있거나 ▲점이 생긴 부위에 상처가 자주 생기고 진물이 난다면 피부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야외활동량이 많거나 피부색이 유난히 하얗다면 피부암 발생 확률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해서 몸에 있는 점들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어릴 적 화상을 당했다거나 흉터가 있는 경우에도 피부암 발생 확률이 높다. 손바닥 발바닥과 같이 햇빛에 직접 닿지 않는 부위에도 간혹 피부암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 부위에 생기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원석 교수는 “피부암은 단순한 점으로 오인하기 쉬워 치료시기를 놓쳐 뼈나 신경으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며 “점의 색과 크기가 변하고 상처가 자주 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피부암 여부를 확인하고 지속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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