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볼 줄 모르는 그에게 당신은 과분해요(VOD)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 등록 2009-02-12 오후 12:05:00

    수정 2009-02-12 오후 12:05:00

▲ 유니코리아 제공
[조선일보 제공]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환상에 빠지게 마련이다. 비현실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백마 탄 왕자가 노처녀 신세를 구제해 주러 와 준다든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나 해줄 수 있을 법한 '사랑+돈다발' 가득한 프러포즈를 누군가는 해 주겠지 하는 그런 욕망 말이다. 헛된 꿈이란 걸 알면서도 언젠간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희망 하나로 비루한 현실을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점에서 12일 개봉할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밸런타인 데이용 데이트 무비로는 불합격일 수 있다. 7년째 동거 중인 베스(제니퍼 애니스톤)와 닐(벤 애플렉) 커플, 결혼 전에 느꼈던 열정이 사라짐을 알아챈 제나인(제니퍼 코넬리)과 벤(브래들리 쿠퍼) 부부 등 주인공 4커플 중 3커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니까. 그만큼 당신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환상을 잘근잘근 씹어줄 수 있고, 아픔이 느껴지는 만큼 혹독한 영화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했다고 해도, 원작이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라 해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전문적인 바람둥이들보단 고백에 서툰 '소심남'이 여전히 강세인 한국적인 상황과는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영화가 당신 인생의 진정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 망상에 사로잡힌 여자들에게 쓴소리를 내뱉기보다는 '당신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사람'이라며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지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들이 남성들의 허튼 수작에 휘둘리지 않는 것도 가르쳐준다. 단, 인생의 모든 것이 남자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겐 커다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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