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관련, 정부가 다소 완화된 새 거리두기를 시행한 첫 주말 풍경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밤 10시가 다가오자 귀가하기 위해 술집을 나선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졌고, 10시가 채 되기도 전에 이미 텅 빈 매장을 정리하는 식당도 눈에 띄었다. 장기화된 거리두기에 지친 자영업자들은 새 거리두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며 ‘생색내기’ 방역이 아닌 ‘영업제한 중단’이 필요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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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 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방역당국은 19일부터 내달 13일까지 3주간 영업시간 제한을 밤 10시로 한 시간 연장했다. 사적모임 제한은 이전과 동일하게 6인으로 유지, 영업시간 제한만 1시간 완화해준 셈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를 고려해 오는 21일부터가 아닌 19일부터 당장 적용했다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선 변화를 느끼기 어렵단 반응이 많았다.
사적모임 인원제한보다 영업시간 제한이 매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은 새 거리두기 발표 후에도 냉담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영업시간이 1시간만 늘어나면서 새 손님은 없고 기존 손님들만 더 오래 앉아 있는 탓에 곤란하다는 이도 있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53·여)씨는 “매출은 안 늘고 손님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서 테이블도 빨리 돌지 않아 괴롭다”며 “이럴 바엔 차라리 한 시간 일찍 들어가 쉬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감자탕집 매니저로 근무하는 이모(58)씨는 “한 시간 늘렸다고 매출에 무슨 차이가 있겠나”라며 “시간이 넉넉해야 밥도 술도 먹으러 나오는데 사람들이 초조하니까 아예 잘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24시간 운영하던 곳은 24시간 운영을 허용해주고 영업시간 제한을 확 풀어서 자영업자들이 좀 먹고 살게 해줘야 한다”고 성토했다.
자영업자들, 21일부터 단체행동…전문가 “정점 이후 완화해야”
거리두기 일부 완화에도 자영업자들은 대정부투쟁을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합(코자총)은 새 거리두기에 반발, 오는 21일부터 점등시위와 촛불 집회 등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이들은 ‘24시간 영업’을 예고했지만 새 거리두기 방침과 현장 마찰 우려 등을 감안해 투쟁 방식을 전환하기로 했다. 코자총 관계자는 “자영업자의 고통은 3주가 늘어났는데 대가는 고작 영업시간 1시간 연장”이라며 “자영업자의 생존이 달린 호소에 끝까지 침묵하는 정부를 강력 규탄하기 위해 추가 단체행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독감보다 고작 두배 높은 위험성 때문에 말도 안 되는 방역수준을 자영업자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영업시간 제한조치를 철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