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결산법인인 한국기술산업은 22일 2009회계연도 재무제표 감사결과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의거해 상장폐지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기술산업은 2008회계연도에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주권 매매거래는 전날 한국거래소가 한국기술산업에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하면서 이날 오전 7시부터 매매거래정지됐다.
◇ 외부감사법인 `의견거절`..배경은?
한기산 회계감사인인 다산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서 ▲내부통제구조의 중대한 취약성 ▲계속기업가정의 중대한 불확실성을 한기산에 대한 `의견 거절` 이유로 꼽았다.
다산회계법인은 보고서를 통해 "회사의 대표이사가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업무외 목적으로 회사소유의 수표를 반출 후 반입하였고, 자회사의 자금을 사용했다"며 "부실자료를 제출하는 등 자금과 관련 내부 통제구조에 극히 중요한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은 이어 "이로 인한 자산의 손상가능성, 우발채무의 발생가능성과 자회사 재무제표가 적절하게 작성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이 있다"며 "취약한 내부통제구조가 회사의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감사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으며 대체적인 절차에 의해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재무적 취약성도 문제가 됐다.한기산은 2009회계년도 영업손실 113억6200만원, 순손실 487억1600만원을 기록했다. 기말 유동부채는 유동자산보다 343억7200만원 초과, 누적결손금은 1182억8400만원을 나타냈다. 자본잠식률은 47%였다.
실적발표 당시 한기산은 "손실의 주요 원인은 KTIA 등 투자회사에 대한 지분법상 평가 손실과 2008년 인수한 제넥셀세인, 에스비비젼 등에 대한 투자손상차손"이라며 "투자 단계상 불가피한 적자이지만 올해는 적자의 원인이 된 계열회사들의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회계법인은 또 "다음 회계기간중 조기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신주인수권부사채 및 전환사채 금액은 299억500만원"이라며 "29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 소지인인 에스엘그린주식회사의 조기상환청구를 받았으나 이중 26억여원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한기산 "이의제기 신청할것"..내달초가 `고비`
한국기술산업이 이날부터 7거래일(2월2일) 이내에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절차 진행에 대한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상장폐지가 확정, 곧바로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이의신청을 제기할 경우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본부는 15거래일 이내에 상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한기산은 코스피200 편입 종목으로 전날 종가기준 주당 1885원, 시가총액은 196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 총액 규모가 상당한 데다 주주 대부분이 개인투자자여서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자들의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 또 상장폐지를 면하더라도 주가 급락 우려가 남을 수 있다.
한기산은 72년에 설립돼 89년 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러나 97년 12월 부도가 발생, 화의과정을 거친뒤 2001년 말 화의종결 허가를 받았다. 2004년에는 회사이름을 누보텍에서 현재 한국기술산업으로 바꿨다.
현재 미국 유타주에 자회사(KTIA)를 설립, 현재까지 약 75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오일샌드 양산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해외자원개발 업체로 올 초엔 에너지 사업과 바이오 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다고 밝힌바 있다. 바이오분야 자회사로는 제넥셀세인과 프로테오젠 등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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