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를 지배하던 SK C&C와 SK(주)가 한 몸이 되면서, 단일 사업지주 회사가 탄생한 것이다.
이를 테면 예전에는 SK C&C가 뭔가 의사결정을 하면 지주사 밖에 있어서 일각에선 SK의 결정인가, 최 회장 결정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사결정 구조의 복잡함이 해소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더 빠르고 통일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8월 1일 합병법인 SK(주) 출범…최 회장 경영권 문제 없어
SK C&C와 SK(주)는 20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각각 약 1대 0.74 비율로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SK C&C가 신주를 발행해 SK의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 합병 방식이다.
특히 SK 브랜드의 상징성 및그룹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합병회사의 사명은 SK주식회사로 결정했다. 오는 6월 26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8월 1일 합병이 마무리될 계획이다.
계획대로 라면 사업지주와 순수지주 회사 부문을 영위하는 합병법인 SK주식회사가 8월 1일 출범하는 것이다.
최 회장 지분은 32.9%에서 23.4%로, 최기원 이사장 지분도 10.5%에서 7.5% 정도로 떨어진다. 하지만 합병법인이 되는 SK 주식회사 지분을 기준으로 최 회장과 최 이사장 지분을 합치면 30.9%가 돼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는 평가다.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못 피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은 총수 및 친족이 지분 30%(비상장사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중 내부거래 매출액 비중이 12% 이상이거나 200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이에 대응해 같은 업종인 삼성SDS, 현대오토에버, CJ시스템즈 등은 합병을 통해 총수일가의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을 낮췄다.
직원 이직은 100명 정도…각자 대표 가능성
양사가 합병해도 직원 구조조정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사업 분야가 겹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SK㈜는 협의체 형태이자 그룹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위원회 출범이후 재무 및 브랜드 관리 인력 100여명 정도만 근무하는 상황이다.
즉 양사가 합병해도 4000여명 정도인 SK C&C 직원과 100여명이 일하는 SK㈜ 소속직원들이 박정호 SK C&C 사장 아래 사업지주사 부문, 그리고 조대식 SK㈜ 사장 아래 순수지주회사 부문에 편재돼 하던 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관계자는 “합병 회사는 순수 지주회사에서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바귀고, 1사 2체제로 사업부문과 지주 부분이 각자 대표로운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200여명이 일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전략기능, 대외협력 기능 등이 모두 이관돼 이번 합병에 해당되는 직원들은 SK㈜ 소속 10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조대식 사장님이 조만간 입장을 밝히실 것 같다”고 전했다.
사상초유 경영위기..지배구조 혁신으로 돌파
이번 합병은 외부에서 개선을 요구해 온 최태원 회장이 대주주인 SKC&C가 지주회사 SK㈜를 지배하는 이른바, 옥상옥 구조를 완전히 해소한 것이어서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새로운 지주회사가 되는 합병회사의 직접 대주주가 되면서, SK그룹은 그간 ‘최회장-> SKC&C->SK㈜ > 사업자회사’로 연결되는 복잡한 구조가 ‘최회장 -> 합병회사-> 사업자회사’로 간결해 지는 형태로 지배구조가 전면 혁신됐다.
또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고는 SK그룹의 매출과 수익이 역성장한 초유의 상황에서 더 이상은 물러날 곳이 없다는 판단아래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두 회사의 합병이라는 초강수 혁신안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 비교적 안정적인 정유사업에서 37년만에 1조라는 천문학적인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경쟁 에너지 출현과 중동 산유국이 가격하락에도 생산을 늘리는 등 새로운 치킨 게임이 시작되었으나, 효과적인 대응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 왔다.
IT서비스하는 SK(주), 그룹과 시너지 기대
이번 합병으로 태어난 합병회사 SK(주)는 ICT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 형태로 바뀌게 된다.
기존 지주회사의 기업가치와 달리, 합병된 지주회사가 영위하는 ICT 사업성과가 직접 반영되기 때문에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든 주주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는 이번 합병으로 일자리 창출형 사업인 ICT 사업이 크게 확대 되기 때문에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SK C&C 인력규모가 2005년말 2019명에서 2010년 3451명, 작년 말에는 4063명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고, 협력업체도 2005년 459개에서 지난해 말 618개로 크게 늘어 났다고 SK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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