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부모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직장 어린이집이 안전지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비용부담을 우려한 기업들이 직장 어린이집 설치를 외면하면서 정작 혜택을 받고 있는 아이는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직장 어린이집은 전체 어린이집 4만 2528곳 중 1.2%인 523곳이었다. 직장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도 2만 9881명으로 전체 어린이집 아동(148만 7361명)의 2%에 그쳤다.
직장 어린이집은 엄마가 아이를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는 장점뿐 아니라 기업의 특성에 맞춘 탄력 근무, 기업의 각종 지원 혜택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비용부담을 들어 외면하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 미이행 사업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무사업장 919곳 중 39.1%인 430곳만이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했다. 253곳(27.5%)은 수당으로 대체했고 71곳(7.7%)은 가까운 어린이집에 위탁했는데, 236곳(25.7%)은 아예 외면했다.
모범적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복지부는 이날 (주)삼성전자, (주)ASE KOREA, 뿌리와 새싹, 하나은행, 늘푸른의료재단 보바스기념병원을 직장어린이집 설치·운영 모범기업으로 선정했다.
한편 국회는 직장 어린이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언주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1월 직장 어린이집 의무설치 대상 사업장을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의 고용 사업장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처벌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복지부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 사업장부터 어린이집 설치를 독려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대상 사업장 확대 문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진행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