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바꿨더니 술이 술술..왜?

  • 등록 2012-09-06 오후 1:59:21

    수정 2012-09-06 오후 1:59:21

[이데일리 박지혜 리포터] 술잔의 모양에 따라 술 마시는 속도가 달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브리스톨대 실험심리학과의 안젤라 애트우드(Attwood) 박사 연구팀은 인터넷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아래위가 같은 직선형 잔에 술을 마시는 것이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곡선형 잔에 마시는 것보다 음주 속도를 60%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160명의 18세~40세 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직선형 잔과 곡선형 잔에 담긴 맥주와 탄산음료를 각각 마시도록 했다. 이들이 실험에 참여하는 동안 감정의 중립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연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게 했다.

실험 결과, 탄산음료는 잔의 모양에 따라 마시는 속도에 별 차이가 없었지만 맥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실험대상자들이 354㎖의 맥주를 직선형 잔으로 다 비우는 데에는 평균 13분이 걸렸고, 곡선형 잔은 평균 8분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에 대해 “곡선형 잔에 술을 마시면 술이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빨리 마시게 된다”며, “흔히 사람들은 여러 사람과 맥주를 마실 때 잔에 절반 정도 남은 것을 보고 속도를 조절하는데, 곡선형 잔은 직선형 잔 보다 그 지점을 찾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직선형 잔은 높이에 비례해 술의 양이 늘어나지만, 곡선형 잔은 아래보다 윗부분에 더 많은 양의 술이 들어간다. 연구팀은 이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대상자들에게 컴퓨터 모니터에 나오는 맥주잔을 보고 절반 지점을 찾게 했다. 이들은 실제로 직선형 잔 보다 곡선형 잔에서 절반 지점을 아래로 헛짚었다.

애트우드 박사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자신의 음주 속도를 조절할 때 일반적으로 취한 정도로 판단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잔의 종류로 조절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나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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